‘전격 경질’ 美 볼턴 후임자로 비건 거론…대북 정책 변화 있을까?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11일 19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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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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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초강경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0일(현지 시간) 전격 경질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북 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이다. 향후 북핵 협상에서 미국 측의 유연성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지만 이미 대북정책의 주도권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 넘어가 있는 만큼 파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미국 국가이익센터의 해리 카지아니스 국방연구국장은 이날 동아일보에 보낸 이메일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북한과의 외교 관계에 반대하지 않을 새 보좌관을 찾을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핵 특사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추구하는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에 대해 좀 더 열려있는 사람이 새 보좌관으로 올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반면 협상에 정통한 외교소식통은 “볼턴 보좌관은 베네수엘라와 이란을, 북핵 협상은 폼페이오 장관과 비건 대표가 집중해서 맡도록 업무가 나뉘어져 있고, 볼턴 보좌관이 사실상 북핵 문제에서 손을 뗀 지도 꽤 됐다”면서 영향력이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또 폼페이오 장관도 대북 강경파인 만큼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기도 한다.

찰스 쿠퍼먼 NSC 부보좌관이 볼턴 보좌관 자리의 대행을 맡은 가운데 다음 주에 발표될 후임으로는 비건 특별대표와 폭스뉴스 논평가로 활약해온 더글러스 맥그리거 전 육군대령, 리키 와델 백악관 전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 등이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공화당의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유력한 후임자 3인방으로 와델 전 부보좌관과 브라이언 훅 이란특별대표, 키스 켈로그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을 거론했다.

비건 대표는 주러시아 미국대사, 국무부 부장관 자리 후보로 잇따라 거론되며 언론의 관심을 받고 있다. 그가 이동할 경우 북핵 협상은 백악관 NSC 차원에서 보다 주도적으로 할 수 있지만, 국무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 집중하는 시점에 새로운 북핵 협상 대표를 찾아야 한다는 숙제를 안게 된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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