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 장기화, 홍콩인들의 대만 이민 신청 급증

  • 뉴스1
  • 입력 2019년 8월 20일 08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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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위가 11주째 계속되는 등 장기화되자 홍콩인들의 대만 이민 신청이 급증하고 있다고 미국의 블룸버그통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홍콩의 시위가 장기화돼 홍콩을 탈출하려는 시민들이 늘면서 대만 이민 신청이 2019년 1월~7월 동안 전년 동기 대비 28% 늘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기간 대만에 이민을 신청한 사람들의 10%가 홍콩인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2배 증가한 것이다.

홍콩 시민들은 시위가 장기화되자 같은 문화권인 대만을 피난처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시위 장기화로 정치적 불확실성에 지친 홍콩시민들이 집세도 홍콩보다 저렴하고, 정치적으로도 자유로운 대만을 도피처로 여기고 이민 신청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반 시민들뿐만 아니라 기업가들도 대만으로 기업 이전을 고려하고 있다. 낮은 부동산 가격, 더 안전한 생활환경, 대륙과의 풍부한 사업 기회 등으로 대만 이전을 고려하고 있는 것.

특히 지난주 3일 동안 시위대가 홍콩 공항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인 이후 이 같은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대만 독립을 추진하고 있는 차이잉원 총통은 홍콩 시위에 적극적인 지지를 표하고 있다.

영업직에 종사하고 있는 37세의 스티븐 천은 “백색테러와 경찰이 지배하고 있는 홍콩은 미래가 없다”며 “대만 당국에 이민신청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만 정부의 투자이민 프로그램에 지원하기 위해 친구와 친척들로부터 19만달러(2억3000만원)를 빌렸다고 덧붙였다.

이뿐 아니라 대만에 정치적 망명을 신청하는 홍콩인들도 급속히 늘고 있다. 지난달 홍콩의 국회격인 입법회를 점거했던 시위대 30여명이 대만에 정치적 망명을 신청했다. 차이잉원 정부가 독립노선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망명은 받아들여질 전망이다.

이같은 추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홍콩의 시위가 언제 끝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대만 내무성 장관인 후큐용은 “홍콩인들은 같은 중국인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환영한다”며 “최근 들어 홍콩인들의 이민 신청이 더욱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시위가 발생하기 전까지 홍콩인들이 가장 이민가고 싶어 하는 나라는 캐나다 호주 대만 순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대만에 대한 선호도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위의 세 나라 중 물가가 가장 싸다. 또 같은 중국어권이기 때문에 언어를 따로 배울 필요도 없다. 무엇보다 더 중요한 것은 대만은 베이징의 간섭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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