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레이더엔 발끈한 日, 中 공격훈련엔 침묵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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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中전폭기 동중국해 공해서 자위대 함정 2척 겨냥 표적훈련
他國위성 무력화 ‘방해위성’ 검토

중국 전투기가 일본의 해상자위대 함정을 표적 삼아 공격 훈련을 실시했지만 일본 정부가 침묵을 지킨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일본 자위대 초계기에 대한 레이더 조사(照射·겨냥해서 비춤) 갈등 당시 일본 측이 적극적으로 문제 삼으며 사태를 증폭시켜 한국과 갈등을 키웠던 것과는 다른 반응이다.

19일 도쿄신문은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중국의 JH7 전투폭격기가 5월 동중국해 공해상에서 해상자위대 호위함을 표적으로 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보인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따르면 당시 중국 전투기는 해상자위대 호위함 2척에 미사일 사거리까지 접근했다. 중국 전투기는 공격 목표에 사격관제레이더를 맞춰 자동 추적하는 소위 ‘록온(lock-on)’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본 호위함은 중국 측 의도를 알아채지 못했다. 하지만 자위대의 전파 감청부대는 중국 전투기로부터 ‘해상자위대 함정을 표적으로 공격 훈련을 한다’는 교신 내용을 포착했다고 한다. 자위대는 이런 내용과 중국기의 항적, 전파정보를 분석한 결과 중국 전투기가 공대함(空對艦) 공격 훈련을 실시했다고 판단했다.

도쿄신문은 “일본 정부는 중국 전투기의 이런 훈련이 예측 불가능한 사태를 초래할 수 있는 극히 위험한 군사행동이라고 봤지만, 중국 정부에 항의하지 않고 이런 사실을 자국 내에 공표하지도 않았다”고 보도했다. 그 대신 해상자위대와 항공자위대의 부대에 경계 감시를 강화할 것만 지시했다. 이는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적극 나서고 있어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의도적으로 사태를 축소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일본 정부는 2020년대 중반 우주 공간에서 다른 위성을 무력화하는 ‘방해위성’을 띄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9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내년 자위대에 우주부대를 창설할 계획인데, 이 우주부대가 방해위성을 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정부는 중국이나 러시아 군사위성의 공격에 대비한 방어용이라고 주장하지만, 우주 공간에서 공격 능력을 갖는 만큼 논란이 예상된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중국#해상자위대#공격 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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