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940선 후퇴, 코스닥 ‘사이드카 발동’…증시 ‘검은 월요일’

  • 뉴시스
  • 입력 2019년 8월 5일 16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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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하루 새 2.6% 급락…3년 1개월 만에 1940선 후퇴
코스닥, 7% 이상 급락…8년여 만에 처음, '사이드카'도 발동
"증시 부진 계속될 것…반등 시점 예상하기 어려워"

코스피지수가 2년 9개월 만에 1940선까지 후퇴했다. 코스닥지수도 급락세를 보이며 ‘사이드카’가 발동하는 등 국내 증시의 ‘검은 월요일’이 재현됐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1998.13) 대비 51.15포인트(2.56%) 하락한 1946.98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장중 2.64% 하락한 1945.39까지 하락했다.

코스피지수가 종가 기준 1940선으로 후퇴한 것은 지난 2016년 6월28일(1936.22) 이후 약 3년 1개월 만이다. 장중 기준으로는 2016년 11월 9일(1931.07) 이후 2년 9개월여 만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4420억원어치, 3140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기관은 홀로 735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615.70) 대비 45.91포인트(7.46%) 급락한 569.79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가 종가 기준 560선을 하회한 것은 2015년 1월 이후 4년 7개월 만이다. 하루 새 7% 이상의 낙폭을 기록한 것은 2011년 9월 26일(8.28%) 이후 처음이다.

또한 이날 코스닥 150선물가격 및 코스닥150지수가 장중 6% 이상 급락해 오후 2시9분부터 5분간 ‘사이드카’(Sidecar)가 발동되기도 했다. 사이드카는 선물시장이 급변할 경우 현물시장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도입된 프로그램 매매호가 관리제도다. 사이드카가 발동될 경우 5분간 프로그램 매도호가의 효력이 정지된다.

코스닥시장에서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지난해 2월 이후 약 1년 6개월 만이다. 다만 지난해 1월과 2월 코스닥시장에서 발생했던 사이드카는 상승장에 발생했던 것으로 하락장 기준 사이드카는 2016년 6월 이후 약 3년 1개월 만이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외국인이 홀로 370억원어치 매도 우위를 보이며 지수를 끌어내렸고 기관과 개인은 각각 240억원어치, 1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 2일 일본 정부가 수출허가 간소화 대상(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기로 결정하면서 국내 증시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증시는 화이트리스트 배제 발표가 난 당일에도 1%가량 하락하며 2000선을 하회했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이날 오전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한국 배제와 관련해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며 “우리 금융시장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평가에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선을 그었지만 역부족이었다.

미국이 중국에 대해 추가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라고 밝힌 점도 국내 증시에 악영향을 미쳤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미국은 9월 1일부터 나머지 3000억 달러 규모의 상품에 10%의 소규모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여기에는 이미 25%의 관세를 부과한 2500억 달러의 상품은 포함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포괄적 무역거래에 대해 중국과 긍정적인 대화를 지속하기를 기대한다”며 중국을 압박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증시의 하락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등 강경한 태도도 10월 천황 즉위식까지는 지속될 것”이라며 “미중 무역분쟁이 해결돼 화해무드로 진입한다 해도 상당한 변동성이 예상되는 만큼 국내증시는 당분간 부진한 모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당장 8월에 극적인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2000선 이탈이 가격조정의 끝이 아닐 것”이라며 “하반기 코스피밴드 전망치의 하단은 1850포인트”라고 밝혔다.

이경민 연구원은 “자체 성장동력, 정책동력이 부재한 상황에서 글로벌 무역분쟁, 경기·정책불안에 취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라며 “여기에 일본과의 무역마찰은 가뜩이나 위축된 투자심리를 압박하는 변수”라고 분석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등을 노리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한일 화이트리스트 관련 문제보다 미중 무역분쟁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중 무역분쟁이 다시 재기되면서 불확실성이 점차 장기화되는 모습”이라며 “국내 증시의 반등 시점도 점차 뒤로 밀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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