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日규제품목 아닌 반도체 소재도 수급 차질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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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경제보복 파장]
추가규제 우려한 한국 주문 폭주, 日업체 과부하… 공급지연 통보
업계 “D램까지 불똥 튀면 큰일”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품목에 포함되지 않는 반도체 소재도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추가 규제를 우려한 국내 업체들의 주문량이 폭주하면서 일본 기업들의 공급이 제때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스미토모화학 등 일본 주요 소재업체들이 D램, 낸드플래시용 포토레지스트(PR) 등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품목이 아닌 소재의 공급이 지연된다고 국내 반도체 업체들에 통보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업체들이 공장을 24시간 풀가동하고 있지만 한국 업체들의 수요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며 “기존에는 하루 이틀이면 주문한 소재들이 국내에 들어왔는데, 일주일 이상 지연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D램용 포토레지스트가 일본의 추가 제재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공급난이 가중되고 있다. 다소 품질이 떨어지는 비일본산 제품을 쓸지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일본 정부는 수출규제 품목 3종을 발표하면서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공정과 비메모리 분야의 첨단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정에 사용되는 극자외선(EUV) 포토레지스트(193나노 미만)만 수출 규제했다. D램 제조에 필요한 불화아르곤(ArF) 레지스트, 낸드플래시용 불화크립톤(KrF) 레지스트는 수출규제 대상이 아니다. 한국산 반도체를 사용하는 일본 정보기술(IT) 업체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였다.

국내 산업계는 일본의 기존 수출규제가 장기화되고 여기에 백색국가(수출우대국가) 제외 등으로 규제범위가 확대되면 다른 제품의 공급망도 차질을 빚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걱정이 적었던 D램용, 낸드플레시용 포토레지스트의 수급망에 차질이 생기면 그야말로 국내 반도체 산업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며 “당장 3, 4개월은 재고를 활용해도, 장기화되면 불화수소처럼 심각한 소재난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일본 경제보복#수출 규제#반도체#백색국가#d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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