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경고사격이 현실적인 최고수준 조치”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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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 KADIZ-영공 침범]격추땐 외교문제… 표적 1km밖 쏴

23일 러시아 군용기(조기경보통제기 A-50)의 독도 영공 침범에 맞서 우리 군은 전투기 경고사격이라는 ‘초강수’로 대응했다. 외국 군용기의 사상 초유의 영공 침범인 만큼 중대한 ‘공중 도발’로 보고, 관련 절차에 따라 강력 조치했다는 것이 군의 설명이다.

군은 이날 러시아 군용기가 영공 외곽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진입하기 전부터 각종 레이더로 항적을 포착해 초 단위로 추적 감시하는 한편 전투기를 긴급 출격시켜 대응에 나섰다. 여러 대의 전투기가 러시아 군용기와 일정 거리를 유지하면서 경고방송과 차단 비행을 실시했고, 러시아 군용기가 이를 무시하고 독도 영공을 연이어 침범하자 기총 경고사격으로 퇴각시킨 것이다.

군 관계자는 “만일에 대비해 경고사격도 러시아 군용기 전방 1km에 실시하는 등 관련 규정을 최대한 지켜서 진행했다”고 말했다. 러시아 측의 도발에 엄중 대응하되 양측 간 무력 충돌로 비화되지 않도록 나름 상황을 관리했다는 얘기다.

일각에선 더 강력히 대응했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고성능 무기를 장착하고 빠른 속도로 비행하는 군용기의 특성을 고려할 때 경고사격 이상의 무력 대응은 최대한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주장에 더 무게가 실린다.

군 관계자는 “자칫 과잉 대응하다가 격추 등 불의의 사태가 발생하면 국가 간 심각한 외교 분쟁이나 무력 충돌로까지 비화될 수 있다”며 “조준사격 바로 전 단계인 경고사격은 현실적으로 최고 수준의 군사적 조치인 만큼 추후 사태는 외교적으로 풀어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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