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층 무관심-폭우 겹쳐… 투표율 24년만에 최저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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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전 선거보다 6.6%P 낮아… 2030 겨냥 다양한 SNS 공략에도
“투표 하지 않는 것이 내 소신”

21일 일본 참의원 선거 투표율은 예상보다 저조했다. NHK, 마이니치신문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1시 현재 최종 투표율은 48.1%(추정치)로 3년 전 참의원 선거(54.7%)보다 6.6%포인트 밑돌았다. 참의원 선거 투표율이 50%를 넘지 못한 것은 사상 최저 투표율(44.5%)을 기록했던 1995년 이후 24년 만이다.

○ 폭우+젊은층 무관심


일본 언론은 최근 규슈 지역을 강타한 태풍 5호 ‘다나스’가 이번 투표율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투표 하루 전인 20일 나가사키(長崎)현 고토(五島)열도와 쓰시마섬 등에 시간당 100mm가 넘는 기록적 폭우가 내려 일본 기상청은 이날 5단계 경계 가운데 가장 높은 ‘호우 특별경보’를 내렸다. 21일 오전에도 상당수 규슈 지역에서 시간당 90mm의 폭우가 쏟아졌다. 후쿠오카(福岡)현 구루메(久留米)시에서는 유권자의 안전을 위해 59개 투표소의 개설 시간을 오전 7시에서 2시간 늦춘 오전 9시로 변경했다.

전통적으로 투표율이 낮은 젊은층 유권자들은 이번에도 투표율이 저조했다. 집권 자민당을 포함해 각 당에서 20, 30대 유권자를 겨냥해 다양한 소셜미디어 마케팅을 벌였지만 큰 효과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도쿄 아키하바라에서 열린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마지막 유세 현장에서도 이를 느낄 수 있었다. 직장인 이치카와 히로시 씨(29)는 기자에게 “딱히 지지하는 당이 없다. 투표를 하지 않는 것으로 내 소신을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 부재자 투표 사상 최고…각종 사고 잇따라


다만 한국의 ‘부재자 투표’처럼 선거일 전에 미리 투표를 하는 ‘기일 전 투표’율은 사상 최고였다. 총무성에 따르면 선거 유세가 시작된 4일부터 20일까지 기일 전 투표를 한 사람은 등록 유권자의 16%가량인 약 1706만 명이었다. 3년 전 참의원 선거 때(1598만 명)보다 약 108만 명 늘었다.

그러나 투표 과정에서 중복 투표 등 크고 작은 사고들이 잇따랐다. 야마가타(山形)현에서는 기일 전 투표를 이미 끝낸 70대 여성이 21일 당일 또 투표를 하다 발각됐다.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이 여성은 이날 오전 8시 10분경 한 투표소를 찾아 참의원 및 비례대표 투표용지를 받아 투표했다. 선거인명부와 대조하는 과정에서 제대로 검사가 이루어지지 않아 이후에 중복 투표 사실이 드러났다.

투표소 직원이 투표용지를 잘못 교부해 무효표가 되기도 했다. 기후(岐阜)현 나카쓰가와(中津川)시에서는 한 직원이 12명의 유권자에게 참의원 및 비례대표 투표용지를 각각 1장씩 나눠주지 않고 섞어 교부했다. 나카쓰가와시 선관위는 12명의 표를 무효 처리했다. 오사카(大阪)부 이즈미(和泉)시에서는 참의원 및 비례대표 투표용지를 1장씩 배부해야 하는데 2장씩 배부하는 일도 벌어졌다.

도쿄=김범석 특파원 bsism@donga.com / 조유라 기자
#일본 참의원 선거#투표율 저조#젊은층 무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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