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 ‘좋은일 하는 기업’ 공감 얻어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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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 사장단회의 마치며 강조

“대형 브랜드도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이 계열사 대표들에게 위기의식을 가질 것을 강조하고 변화에 대한 빠른 대응을 주문했다.

신 회장은 20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31층에서 열린 사장단 회의(LOTTE Value Creation Meeting·VCM)에서 “오늘날처럼 수많은 제품과 정보가 넘쳐나는 시기에 특징 없는 제품과 서비스는 외면 받는다”며 “크고 유명한 브랜드도 제대로 준비가 안 되면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

16일 식품 부문(BU)을 시작으로 5일간 이어진 릴레이 회의에서 계열사 대표들에게 질문공세를 했던 신 회장은 마지막 날 통합세션에서 작심한 듯 여러 개의 메시지를 던졌다.

특히 ‘공감(共感)’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신 회장은 “고객, 임직원, 협력업체, 사회공동체로부터 우리가 ‘좋은 일 하는 기업’이라는 공감을 얻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매출 극대화 등 정량적 목표 설정이 오히려 그룹 안정성에 위협이 되고 있다”면서 “이제는 우리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더 큰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이 돼 사회와 공감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비재무적 요소(ESG)로 꼽히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신 회장은 이날 “투자 진행 시 수익성에 대한 철저한 검토와 함께 ESG도 반드시 고려돼야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을 나타내는 ESG는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 가치와 지속가능한 발전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다.

현장을 가장 잘 아는 실무자에게 힘을 실어줄 것도 주문했다. 신 회장은 일본 쇼핑몰인 돈키호테 사례를 꺼내며 “돈키호테는 점장 등 현장 근무자가 권한을 가지고 제품을 확보하고 판매한다. 심지어 아르바이트 직원에게도 힘을 실어준다”면서 “현장과 고객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일을 추진해야 성과가 가장 좋다”며 권한 이양과 조직문화 개선을 주문했다.

글로벌 경기 등 국내외에서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도 잘 대처해 줄 것을 당부했다. 신 회장은 “롯데는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리먼 사태 등을 오히려 기회 삼아 더 큰 성장을 이뤄온 만큼 앞으로 어떤 위기가 닥쳐도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하반기에도 노력해 달라”고 격려했다.

16일부터 5일간 열린 이번 사장단 회의에는 그룹 주요 경영진과 54개 계열사 대표 및 임원진이 참석했다. 각 BU별 중장기 전략을 기반으로 회의 참석자들이 모의투자를 진행한 결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홈쇼핑, 롯데면세점, 롯데케미칼이 가장 많은 투자금을 유치했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롯데 사장단#릴레이 회의#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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