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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인사들, 반도체 등 글로벌 공급망 흔들리면 美기업도 타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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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인사들, 반도체 등 글로벌 공급망 흔들리면 美기업도 타격 우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 워싱턴=김정안 특파원 , 한상준 기자 입력 2019-07-15 03:00수정 2019-07-15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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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경제보복 파장]김현종, 3박4일 방미 마치고 귀국
‘서울 도착 때 짧은 발언’ 문서 3박 4일간의 방미 일정을 마치고 1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서울 도착 시 sound-bite(짧은 발언)’라는 제목의 문서를 들고 있다. 인천=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한일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미국 워싱턴을 방문한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12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찰스 쿠퍼먼 미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을 만나 한미일 3각 구도가 깨지면 미국의 국가 이익도 훼손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악화하는 양국 관계를 풀기 위해 동맹국인 미국의 협조를 요청하는 자리였지만 ‘중재’라는 단어를 쓰는 대신 미국이 민감하게 생각하는 ‘국익’ 문제로 접근한 것이다. 10∼12일 사흘간 협의를 마치고 귀국한 김 차장은 14일 인천공항에서 기자들을 만나 “목표를 충분히 이뤘다고 생각하고 개인적으로 그 결과에 만족한다”고 공언했다. 그런 만큼 청와대의 대일 강경 기조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인천공항에서 곧바로 청와대로 향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방미 결과를 보고했다.

○ 공감하지만 나서길 꺼리는 美


김 차장은 미국 백악관과 미무역대표부(USTR), 의회, 싱크탱크 등의 주요 인사 20여 명과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스 등 주요 언론사 고위 인사들을 만나 설득전과 여론전을 동시에 벌였다.

그 결과에 대해 김 차장은 “(일본의 보복 조치로)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의 글로벌 공급 체계에 영향을 미쳐 미국 기업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데 (미국 측 인사들이) 많이 우려했고, 우리 입장을 잘 이해했다”고 강조했다. 김 차장은 또 “(일본이 한국으로 수출한) 전략물자가 북한으로 밀반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일본 측 주장에 대해 미 측도 우리와 같은 평가를 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13일 워싱턴 덜레스 공항을 떠나기 전 “(미국 측 인사들은) 일본의 부당하고 일방적인 조치가 한미일 공조에 도움이 안 된다는 것에 대해 ‘좀 세게 공감했다’”고 밝혔다. 이어 인천공항에 도착해서도 미국 측 인사들이 우리 입장에 공감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차장은 ‘방미 결과가 기대보다 미흡하다’는 질문에 대해서는 “어떤 면에서 미흡한지 설명해 달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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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측 인사들이 일본의 수출 제한 조치가 갖는 문제점에 일단 공감했다고는 하지만 이를 토대로 실질적인 미국의 대응을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일 간 갈등은 양국이 스스로 해결하라는 것. 데이비드 스틸웰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의 방한을 계기로 추진됐던 한미일 고위급 협의도 성사가 어려운 상황이다.

○ 한일 갈등 장기전으로 돌입하나


명시적인 미국의 측면 지원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청와대는 이번 사태를 장기전으로 대비하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차장은 1907년 국채보상운동과 1997년 외환위기 때 금 모으기 운동을 했던 것을 언급하며 “우리가 똘똘 뭉쳐서 이 상황을 함께 극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과거 국가 위기에 준하는 각오로 대응하겠다는 정부의 기조를 강하게 시사하는 대목이다.

정부 내에선 당초 21일 일본 참의원 선거 이후에 상황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일부의 기대감도 잦아드는 기류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14일 “참의원 선거 이후 변화의 모멘텀이 생길 수는 있지만, 곧바로 상황이 정리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갈 길은 더 멀다. 워싱턴에서의 한일 간 외교전에 대응할 외교적 인프라도 취약한 상태이다. 5월 주미 한국대사관의 한미 정상 간 통화 내용 유출 사건 이후 대사관의 정무 라인은 사실상 업무가 중단된 상태다. 외교 소식통은 “일본이 미국에 한일 양국 문제에 나서지 말아 달라고 요구했다는 소식이 워싱턴에 파다하다”고 전했다. 시기를 놓쳤다는 지적인 셈이다.

한편 김 차장은 쿠퍼먼 부보좌관을 만났을 때 “삼권분립에 대해서 이야기하려고 왔다”며 말문을 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민주주의 국가에서 사법부의 판결에 대해 행정부가 간섭할 수 없다”며 일본의 강제징용 대응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을 조목조목 설명했다고 한다. 그는 또 한미일 3각 협력 구도가 무너지면서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전략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외교 소식통이 전했다.

워싱턴=이정은 lightee@donga.com·김정안 특파원 / 한상준 기자

#한일 갈등#김현종 차장 방미#일본 수출 제한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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