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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 리필 연어와 경쟁”…건강한 ‘제주 광어’ 특별한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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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 리필 연어와 경쟁”…건강한 ‘제주 광어’ 특별한 비결은?

제주=임재영 기자 입력 2019-06-12 18:06수정 2019-06-12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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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피쉬케어연구소 소장이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해맑음양어장에서 수조에 있는 광어의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이 연구소는 제주 지역 양어장을 매주 모니터링해 건강하고 안전한 광어 기르기에 힘을 보태고 있다. 제주=임재영기자 jy788@donga.com

10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해맑음 양어장. 선명한 갈색빛을 띤 광어들이 수조 바닥에서 출하를 기다리고 있다. 마리당 1㎏이 넘는 것들로 얼핏 봐도 움직임이 날쌔고 건강했다.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의 광어 전문 연구기관인 피쉬케어연구소(소장 김성현)가 관리한 후부터 품질이 상당히 높아졌다. 피쉬케어연구소는 매주 광어 체내외 병원체 여부, 수온 등을 점검하고 다른 지역 양어장 상황과 비교해 일목요연하게 알려주는 양어장 모니터링 결과를 작성한다.

광어 유통회사인 ㈜제주광어(대표 한용옥)가 2015년 설립한 이 연구소는 질병 진단 및 관리, 모니터링, 약품 개발 등을 맡고 있다. 김성현 소장은 노르웨이에서 어류 질병 및 백신분야 박사학위를 받고 10년간 현지에서 근무하다 2016년 귀국한, 뛰어난 학자다. 연구소는 16개 업체, 28개 양어장을 모니터링하면서 양식기법의 진전도 이뤄내고 있다. 이런 관리를 받으며 부도 위기에서 벗어난 양어장도 있다.

● 건강한 치어 선별이 건강한 성어 만들어

비결은 그리 복잡하지 않았다. ‘건강한 어린 고기를 선별, 육성해야 건강한 성어(成魚)가 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적용한 결과다. 그동안 제주지역 광어 양어장은 몸길이 2~3㎝ 어린 고기부터 길렀다. 김 소장은 “크기가 작으면 건강한지 확인하기 힘들기 때문에 폐사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질병이 의심되거나 성장 속도가 느린 광어는 미리 도태시켜야 한다”며 “양식 환경 등에 적응한 10㎝ 이상이어야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데 그동안 품질보다 양에 집착하다 보니 폐사율이 높고 질병도 많았다”고 진단했다. 10㎝ 이상 광어를 사들이려면 자금이 많이 들지만 이보다 작고 어린 2~3㎝ 광어를 기르는 비용, 필연적인 질병 대응 등을 감안하면 손해가 아니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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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는 양어장 모니터링 자료가 쌓이면서 계절 및 바다 환경 변화에 맞춰 대비할 수 있게 돼 질병을 예방하는 효과를 얻고 있다. 이 같은 모니터링 관리 시스템을 제주지역 모든 양어장으로 확대하기 위해 제주어류양식수협 측과 협의하고 있다. 김 소장은 “사람이 아프지 않아도 건강검진을 받듯 광어를 매주 진단해 질병 감염을 미리 막을 수 있다”며 “고초균 같은 생균제(유산균)를 사료에 섞어 공급하면 더 건강하고 안전한 광어를 기를 수 있다”고 말했다.

● 외국산 수입 연어 공세에 코너 몰린 광어양식


양어장들은 체질 개선 등을 통해 고품질 광어를 생산하고 있지만 올 4월 산지가격은 생산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당 1만 원 이하에 머물고 있다. 10년 전에 비해 광어 생산량이 30%가량 줄었는데도 가격이 낮아진 것이다. 특히 국내 횟감용 어류 공급량이 10년 전보다 6% 늘어난 12만4000t에 이르면서 광어의 입지는 상당히 좁아졌다.

자구 노력 부족과 마케팅 소홀 등으로 소비자의 외면을 받은 영향도 있지만 외국산 수입 연어의 시장 확대도 주원인이다. 지난해 연어 수입량은 광어 생산량과 비슷한 3만7000t으로 국내 수입 수산물 가운데 4위를 차지했다. 몇 년 전까지 냉동연어 중심이었지만 최근 선어 형태로 변화해 회, 초밥 등으로 소비된다. ‘무한 리필 연어전문점’ 같은 연어전문점이 전국에 약 330곳이 생기는 등 국내 광어와 맞먹는 시장을 보유하게 됐다. 세계 시장을 제패한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가 안정적인 공급과 철저한 품질관리 등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춘 데 따른 것이다.

소비자 요구에 맞추는 광어를 공급하고 과학적인 마케팅 시스템도 갖춰야 하겠지만 정부가 수입 연어 때문에 광어 양식이 공멸하는 것을 막아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제주 양어장업계 관계자는 “수입 연어가 국내 양식산업 전반에 이처럼 막대한 영향을 끼칠 줄 아무도 몰랐다”며 “생산자나 유관단체는 당연히 자구 노력을 해야 하지만 정부도 수입 연어에 대한 관세 부과 같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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