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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과 내일/정연욱]‘반사이익’만으로 미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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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과 내일/정연욱]‘반사이익’만으로 미래는 없다

정연욱 논설위원 입력 2019-04-16 03:00수정 2019-04-17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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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지지율 하강, 한국당 반사이익…자기 쇄신 없으면 지지율은 거품
정연욱 논설위원
문재인 효과는 변곡점을 맞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정부 국정 지지율은 2017년 대선 때 득표율(41.08%)에 근접했다. 우호적인 중도층이 대부분 이탈했고, 핵심 지지층만 남았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이슈에 따라 약간의 등락은 있겠지만 지지율 하향 추세는 거스를 수 없을 것 같다. 여권 인사들도 그런 추세를 부인하지 않는다. 다음 달이면 집권 2주년이고, 내년 21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15일로 꼭 1년 남은 시점에서 ‘문재인 심판’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그래서 자유한국당은 대여 비판 수위를 높여가고, 청와대와 여당은 주도권을 놓지 않기 위한 반격에 사활을 건다. 총선의 전주곡이다.

여기서 작용과 반(反)작용의 법칙을 떠올려 본다. 물리학에선 ‘물체 A가 다른 물체 B에 힘을 가하면, 물체 B는 물체 A에 같은 크기로, 반대 방향의 힘을 동시에 가한다’고 정의한다. 선거도 결국 상대가 있는 경기인 만큼 이 법칙을 피해 갈 순 없다. 여야의 밀고 당기는 반전의 승부가 펼쳐지는 것이다. 23년 전 1996년 15대 총선 상황이다.

총선 1년 전 지방선거에서 집권당인 민주자유당은 참패했다. 특히 서울시장 선거는 여당 후보가 3위로 밀려나는 치욕스러운 결과였다. DJ(김대중)는 지방선거 승리를 발판 삼아 정계 복귀의 신호탄을 올렸다. 시기적으로 YS(김영삼) 집권 4년 차를 맞아 여당 심판론에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 위기를 느낀 쪽이 먼저 움직였다. 여당의 간판으로 YS 대신 이회창, 박찬종, 이홍구 등 새 인물들이 부상했다. 기존의 보수여당이 금기시했던 ‘좌파 3인방’ 이재오, 김문수, 이우재를 영입해 판을 뒤집었다. 경쟁력 있는 후보를 찾기 위해 한 선거구에서만 정밀 여론조사를 10차례나 실시하기도 했다.

결국 여당이 100석도 못 얻을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원내 1당을 지켰다. 민자당 계열 정당이 서울에서 제1당이 된 것은 사상 처음이었다. ‘힘 센 여당 밀어주자’는 상투적인 선거 전략을 던져버리고 과감한 쇄신 드라이브를 걸었던 전략이 주효했다. DJ도 영입 전쟁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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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했다가 실패한 경우도 있다. 3당 합당으로 세를 불린 민자당은 1992년 14대 총선을 앞두고 너무 의석수가 많으면 어떻게 하냐는 걱정을 했다. 산술적으로 3당의 의석수만큼 득표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투표 결과 절반에 못 미치는 참패를 했다. 정치권에서 ‘1+1=2’의 순탄한 수식(數式)은 없다. 하기에 따라서 ‘1+1=0’이 될 수 있고, ‘1+1=100’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여야 가릴 것 없이 국민의 마음을 얻을 정도로 쇄신하느냐에 승부가 갈린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 지표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그나마 기대를 걸었던 비핵화 중재 외교도 벽에 부닥친 상황이다. 부진한 성적에 따른 반사이익은 제1야당인 한국당이 고스란히 누리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한국당이 스스로 반전의 계기를 만들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여전히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적 훈수에만 매달리고 있고, 해묵은 친박-비박 갈등은 잠복해 있다. 정책 대안을 만들면서 ‘보수집권 플랜’을 준비하는 작업은 찾아보기 어렵고, 새로운 인재 발굴보다는 황교안에게 줄을 대기 위한 움직임만 부산해 보인다. 잠시 봉합된 당내 갈등의 불씨는 언제든지 폭발할 수 있다. 한국당의 지지율 상승세가 아직도 불안해 보이는 이유다.

여권이 지금 상태로 총선에 나설 것이라는 생각은 한국당의 ‘희망사항’일 뿐이다. 위기에 몰릴수록 쇄신은 파격적일 수 있다. 자만에 빠지면 쇄신은 힘들어진다.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은 여전히 작동한다.
 
정연욱 논설위원 jyw11@donga.com
#문재인 정부#국정 지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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