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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인 취급에 모멸감”… 이재수 前기무사령관 유서엔 檢수사 비판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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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인 취급에 모멸감”… 이재수 前기무사령관 유서엔 檢수사 비판 없어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 정성택 기자 입력 2018-12-08 03:00수정 2019-01-08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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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수 前기무사령관 투신

세월호 유가족 등 민간인 사찰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다 7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60·예비역 중장·사진)은 자신에 대한 수사가 이어지면서 군 최고위급 지휘관으로서 가졌던 자존감이 많이 흔들렸다고 한다.

이 전 사령관의 변호를 맡은 석동현 법무법인 대호 대표변호사는 7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이 전 사령관이 투신하기 약 1시간 30분 전인 오후 1시 5분경 직접 통화를 했는데, 수사 과정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하긴 했지만 이런 일이 일어날 거라고는 전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평범한 대화를 했다”고 전했다. 이 전 사령관의 한 지인은 “청와대에 보고한 것이 무엇이냐고 압박을 많이 받았다. 범죄인 취급을 당한 것에 모멸감을 느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전 사령관은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기무사에 ‘세월호 TF’를 만들어 유가족들의 동향을 감시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으로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의 수사를 받아왔다. 검찰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사망)을 검거하기 위해 기무사에서 경기 안성시 금수원에 있던 유 전 회장의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신도들을 군 장비로 감청한 의혹에도 이 전 사령관이 관여한 건 아닌지도 수사하고 있었다.

이 전 사령관은 3일 구속영장 실질심사에 앞서 ‘세월호 유가족들에 대한 불법 사찰을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모든 공은 부하에게, 책임은 나에게라는 말이 있다”고 뼈있는 메시지를 던졌다. 법원은 이 전 사령관의 영장을 기각했지만 나흘 만에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군인으로서 오랜 세월 헌신해온 분의 불행한 일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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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이 전 사령관을 구속한 뒤 국방부나 청와대 고위 인사의 사건 연루 여부를 수사하고자 했지만 이 전 사령관의 사망으로 향후 수사 방향이 재검토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군 특별수사단에선 기무사 세월호 TF의 유가족 사찰 실행방안이 청와대에 보고된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이 전 사령관은 박근혜 정부 시절 군내 실세로 주목받았다. 박 전 대통령의 남동생인 지만 씨와 특별한 관계였기 때문이다. 이 전 사령관은 지만 씨와 고교(서울 중앙고) 때부터 ‘단짝 친구’로 육사도 같은 기수(37기)로 들어갔다. 육사 37기 출신인 한 예비역 장성은 “두 사람은 생도 때 학과 시간은 물론이고 휴가나 외박도 함께 나갔다”고 말했다.

지만 씨 동기생 중 이 전 사령관이 유일하게 박 전 대통령을 ‘누나’라고 불렀다는 말도 있다. 이 전 사령관은 사령관을 맡은 직후 국회 국정감사에서 ‘지만 씨와 절친이냐’란 질의에 “절친이라는 표현은 쓰지 않지만 친하게 지내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 출범 두 달 만인 2013년 4월 상반기 인사 때 중장으로 진급해 육군의 핵심 보직인 인사사령관을 거쳐 6개월 뒤에는 기무사령관에 전격 발탁됐다.

박근혜 정부 시절 이 전 사령관은 대장으로 진급할 것이란 말도 나왔지만 기무사령관 취임 1년 만에 교체돼 3군사령부 부사령관으로 전출됐다. 그가 야전 경험을 쌓고 재기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3군 부사령관을 끝으로 2016년 전역했다. 군 안팎에선 지만 씨 절친이라는 ‘꼬리표’에 대한 부정적 시각과 대외 활동에 치중한 게 발목을 잡았다는 얘기가 적지 않았다. 올 3월엔 지만 씨가 회장인 EG그룹의 사외이사로 선임되기도 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정성택 기자
#이재수#세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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