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굶는데…파푸아뉴기니 ‘마세라티’ 40대 수입

  • 뉴시스
  • 입력 2018년 10월 12일 18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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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를 앞둔 남태평양 섬나라 파푸아뉴기니에 고급 스포츠카 40대가 수입됐다. 12일(현지시간) AFP 통신은 빈곤에 시달리는 시민들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고 전했다.

파푸아뉴기니는 APEC 41개 회원국 중 경제 수준이 가장 낮은 국가다. 인구 800만명 중 3분의 1은 ‘빈곤’ 상태로 알려져 있으며 보건, 교육, 치안 등 사회적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파푸아뉴기니에 수입된 차종은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 세단으로 가격은 대당 20만 달러(약 2억2600만원)에서 35만 달러(약 3억9600만원)로 추정된다.

호주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파푸아뉴기니 북부 지역 주지사는 “고통 받는 국민의 뺨을 때리는 격”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2013년 APEC 개최지로 선정된 이후 파푸아뉴기니의 급격한 경기 하락세를 맞았다. 올해 초 발생한 지진으로 중부고원 지역은 더욱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재정 악화로 교사를 포함한 공공 분야 종사자의 임금 삭감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소아마비 백신 문제를 해결할 예산이 부족해 올해 호주에서 1600만 호주달러(약 129억원)를 지원받기도 했다.

파푸아뉴기니의 시골 마을은 도로가 정비되지 않아 자동차로 접근할 수도 없다.

파푸아뉴기니에서 거주하는 활동가 키스 잭슨은 “도로에서 이 차들을 보는 것은 시민들이 물이나 전기를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는 일”이라며 “이번 사건은 파푸아뉴기니에서 벌어지는 일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APEC 담당 저스틴 탁첸코 장관은 마세라티 구입에 긍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그는 “마세라티는 행사 후 민간이 구입할 예정”이라며 정부의 예산이 들어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세라티가 “핫케이크처럼 잘 팔린다”며 이번 구매가 매우 현명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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