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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한달전부터 ‘무사안일’ 경고… 변화 없자 ‘충격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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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한달전부터 ‘무사안일’ 경고… 변화 없자 ‘충격요법’

한상준 기자 , 유근형 기자 , 이건혁 기자 입력 2018-06-28 03:00수정 2018-06-28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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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혁신회의 전격 취소 “이대로는 안 되겠는데….”

26일 오후 청와대. 다음 날 예정된 규제혁신 점검회의 주요 자료를 국무총리실로부터 미리 전달받은 청와대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반응이었다. 한 참모는 “대통령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것 같았다”고 했다. 27일 오전, 참모들의 예감은 현실이 됐다.

이날 오전 11시경, 문재인 대통령은 규제혁신 점검회의 취소를 지시했다. 이낙연 국무총리,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 등 당정청 인사들이 총출동하는 회의가 개최 직전 취소된 것은 이 정부 들어 처음이다.


○ 李 총리 “이대로는 미흡하다”고 취소 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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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부처로부터 회의 자료를 전달받아 취합하는 총리실 분위기도 비슷했다. 주초부터 규제혁신 회의 자료를 점검하던 이 총리의 표정도 날이 갈수록 굳어졌다고 한다. 이날 오전 한 행사 참석을 위해 제주에 도착한 이 총리는 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 정도 내용은 민간의 눈높이에서 봤을 때 미흡합니다. 일정을 연기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문 대통령은 즉각 수용했다. 참모들은 “이미 대통령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통령이 화가 많이 난 듯했다”고도 했다.

이어 임 실장 등을 불러 회의를 소집한 문 대통령은 “나도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문 대통령은 “좀 끈질기게 달라붙어서 해결해 달라”고도 했다. 대통령이 나서 그렇게 규제개혁을 강조했는데 각 부처의 대응이 너무 안일하다는 것이다.

회의 취소가 총리실을 통해 각 부처에 전달된 것은 오전 11시 50분경. 회의 시작 3시간여 전이었다. 각 부처는 갑작스러운 날벼락에 취소 배경을 파악하느라 분주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정부 부처들이 법 개정 지연을 이유로 대며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이 회의 취소의 결정적인 이유”라고 말했다.

○ 사전 징후는 ‘5월 마지막 주’부터

문 대통령이 이날 회의 취소라는 문 대통령답지 않은 ‘충격 처방’을 결정한 것은 공직 사회에 대해 누적된 불만이 폭발한 데 따른 것이다. 문 대통령은 29일로 예정됐던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전원회의 참석도 이번 주초 전격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성과가 없는 형식적인 행사는 참석하지 않겠다는 질책 차원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징후는 5월 마지막 주부터 읽혔다. 지난달 28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홍장표 당시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이 소득격차 악화의 이유로 통계의 오류, 인구 구조 문제 등을 들자 문 대통령은 “그렇게 말하면 국민들이 납득을 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흘 뒤엔 내각이 질책을 받았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1년이 지나도록 혁신성장에서는 아직 뚜렷한 성과와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사흘 간격으로 청와대, 내각 모두에 경고를 날린 것. 청와대에서는 “그로부터 3주가 넘게 지났지만 대통령이 이번 회의 자료를 보고 아직 달라지지 않았다고 봤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 공직사회 전체에 대한 경고

이날 회의 취소가 장하성 대통령정책실장과 대립 각을 세웠던 김 부총리에 대한 질책이라는 관측도 나왔지만 청와대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일축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규제개혁은) 여러 부처가 같이 해소를 해야 하는 사안이 많다”고 했다. 정부 부처 전체가 각성해서 규제개혁에 제대로 나서 달라는 주문이라는 것이다.

청와대와 총리실은 이날 집중 토론이 예정됐지만 준비가 미흡한 인터넷뱅킹과 개인정보 보호 규제 완화를 그 예로 들었다. 청와대는 “두 이슈는 기재부 외에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행정안전부, 금융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등 사실상 전 부처에 해당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특정 부처를 지적한 것이 아니라 공직사회 전체에 대한 경고라는 의미다.

여권에서는 이날 회의 취소를 두고 “이제 시작”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한 친문(친문재인) 인사는 “사람을 잘 바꾸지 않고, 좀처럼 질책하지 않는 문 대통령이지만 한번 결심하면 그 누구도 말리기 어렵다”고 전했다. 당분간 “속도감 있게, 체감할 수 있는 성과”라는 문재인 정부 2기 국정 운영 기조에 대한 대대적인 드라이브가 이어질 것이란 설명이다.


한상준 alwaysj@donga.com·유근형 / 세종=이건혁 기자
#문재인 대통령#규제혁신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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