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낙청 “北 돌이킬 수 없는 길에 들어서”… ‘변화의 시대를 공부하다’ 출간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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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진전에 촛불혁명 큰 역할… 낮은 단계 남북연합 이미 진행중”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오른쪽)는 “비핵화가 실현될 가능성이 커진 만큼 남북이 평화, 번영을 바탕으로 점진적 통일에 이르는 길에 들어섰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창비 제공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오른쪽)는 “비핵화가 실현될 가능성이 커진 만큼 남북이 평화, 번영을 바탕으로 점진적 통일에 이르는 길에 들어섰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창비 제공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북-미 회담으로 양쪽이 원하는 것을 얻고 나면 옛날로 돌아갈 이유가 없습니다. 북한 역시 돌이킬 수 없는 길에 들어섰다고 생각합니다.”

5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열린 ‘변화의 시대를 공부하다’(창비) 출간 간담회에서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80)는 이렇게 말했다. 백 교수는 “미국의 변덕, 정치적 상황 등으로 부분적 후퇴는 있을 수 있지만 이 모멘텀 자체를 되돌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대한민국 정부와 시민항쟁으로 그 정부를 세운 국민이 과거로 돌아가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변화의…’는 문인, 연구자, 편집자 등 30명이 백 교수와 7차례에 걸쳐 한반도 분단 구조와 남한의 사회개혁, 남북관계의 문제에 대해 토론한 내용을 엮은 책이다. 그는 “지난해 말 모임을 시작할 때만 해도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에 비관론, 회의론이 많았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분단 체제가 흔들리고 있으며 통일이 시민 참여를 바탕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점 등 그동안 나름대로 주장해 온 분단 체제에 대한 인식이 큰 틀에서 틀리지 않았다는 생각에 기쁘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최근 남북관계 진전의 밑바탕에 촛불혁명이 큰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통일 정책이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갈 때는 시민이 개입해서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촛불혁명을 통한 정권 교체는 통일 과정에서의 시민 참여를 가장 멋지게 보여준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이 점이 북한, 미국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해석했다. 또 “남북 교류가 앞으로 더 활발해질 것인 만큼 비핵화를 전제로 한 낮은 단계의 ‘남북연합’은 이미 진행 중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북-미 회담 직후 6·25전쟁 종전선언이 이뤄질 가능성에 대해서도 “비핵화를 끌어내기 위한 보상 차원에서 미국이 쓸 수 있는 나쁘지 않은 방안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백낙청#변화의 시대를 공부하다#북미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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