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래 “국민에게 개·돼지? ‘대한민국 망했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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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7월 14일 09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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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 개·돼지”라는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나향욱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을 향해 조정래 작가가 “그는 기생충 같은 존재”라고 강하게 질타를 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조 작가는 14일 “이 나라가 망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조 작가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전화 인터뷰에서 “우리 국민이, 그러니까 그들이 말하는 ‘개·돼지’가 세금을 내서 그들을 먹여살리니 그 세금을 뜯어먹는 자는 기생충이다. 기생충이 아니라면 그런 말을 하면 안 된다”라고 다시 강도 높은 비판을 가했다.

그는 “국민이 있음으로써 존재하는 근거가 민주주의 국가이다. 노예사회부터 봉건사회를 거쳐 지금까지 오도록 수십 년 동안 수많은 정의로운 사람들이 피를 흘린 결과가 오늘의 민주주의다”라며 “그런 사회에서 그 나라를 건설해가는 공무원이 감히 국민을 향해 그런 말을 할 수 있는가”라며 비난했다.

이어 “국민을 국가의 주인으로서 인간의 존엄을 받들어 모시는 것이 그들의 임무이다. 그러라고 그들에게 월급을 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작가는 나 전 정책기획관의 발언을 접한 소감과 관련해 “이 나라가 망했다고 생각했다. 머리 좋고 행정고시도 패스하신 분이 그런 생각을 가지고 교육 관계의 정책을 세우는 중심핵심부서에 있다니 이 나라 교육이 썩을 수밖에 없고 병들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건 국가적, 사회적 비극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조 작가는 “장관이라는 사람들이 사람의 인성도 파악하지 않고 핵심 부서에 집어넣어 정책가로 만들었다”고 인사의 문제를 꼬집으며 “이 사람만 파면시키는 게 아니라 이런 무책임한 사람을 뽑아 일을 시킨 장관도 책임지고 물러가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조 작가는 신작 ‘풀꽃도 꽃이다’를 발표했다. 중학교 3학년 학생이 엄마의 가학적인 공부의 강요에 의해 자살할 수밖에 없는 지경에 갔지만 문제 해결을 해나가는 내용으로 무너진 공교육 현장에 대해 생생하게 파헤쳤다.

조 작가는 “요즘 과외 사교육비가 40조 원이라고 한다. 국가가 정책을 만들면 자식이 잘 되기를 바라는 이기적이고 탐욕적인 부모들이 항상 교육제도를 파괴하는 짓을 해왔다”며 “이런 지경으로 해버리니 국가의 책임이고, 사회의 책임이고, 학교의 책임이고, 학부모의 책임이라는 말을 책에서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초등학교 선생님부터 고등학교 선생님, 학부모들을 취재했고 학생들과는 좌담을 하며 이야기를 만들기 시작했다. 조 작가는 “취재를 하며 가장 개탄스러웠던 점은 수업 시간에 애들이 학생임을 포기하고 화장을 하거나 자는 모습을 볼 때였다”며 “사교육으로 학원 숙제를 새벽2,3시까지 하고 잠이 모자라니 학교에서 자는 거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것은 사교육에 의존하는 학부모들이 절대적으로 나쁜 역할을 하고 있는 거다. 선생님들이 아무리 나무래도 하루에 3시간밖에 자지 못하고 오는 애들을 무슨 수로 깨우겠나”라며 참담한 현실을 말했다.

조 작가는 “중, 고등학교 교육부터 고치면 된다. 토론식 교육, 논술, 에세이 교육 등을 생활화시키면 사교육에서 받아올 수 없다”며 “우리나라에도 혁신학교, 대안학교 등이 있는데 일각에서는 이를 줄이려고 한다. 학부모들이 원하는데 정부가 줄이려고 한다”며 지원하는 물꼬를 터줘야 한다고 전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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