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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 인권-노동 개선 기여… 여전한 차별엔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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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 인권-노동 개선 기여… 여전한 차별엔 눈물

유성열기자 , 최창봉기자 입력 2014-08-25 03:00수정 2014-08-25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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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근로자 고용허가제 10년]
“코리안 드림” vs “노동 착취” 2012년 2월 고용허가제를 통해 입국한 캄보디아 노동자들(왼쪽 사진). 12일 4대 종단 이주·인권위원회가 고용허가제 폐지 촉구 기자회견을 여는 모습(오른쪽 사진). 17일로 고용허가제가 시행 10주년을 맞았지만 정부와 기업체, 이주노동자의 시각차는 여전하다. 동아일보DB
“근로계약대로 하겠다면 사업장에서 쫓겨나요.”

“두 달에 한 번 월급을 주고 병에 걸려 죽은 돼지고기를 먹으라고 해요.”

17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민주노총 교육실. 이주정책포럼이 ‘고용허가제 10년을 말한다’를 주제로 연 세미나에서 베트남 캄보디아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들은 그동안의 고통을 호소했다. 이날은 고용허가제 도입 10년을 맞는 날. 모임에선 “제도 시행에도 불구하고 이주노동자에 대한 차별과 권리 탄압이 여전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에 앞서 12일에는 불교 기독교 천주교 원불교 등 4대 종단 이주·인권위원회가 “고용허가제는 현대판 노예제도”라며 폐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고용허가제가 실시된 지 10년이 흘렀지만 정부와 이주노동자, 인권단체는 여전히 큰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고질병인 불법 체류자 양산 문제도 풀리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숙련·단순노무인력 중심의 외국인 정책을 개선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 비전문인력이 외국인 노동자의 60%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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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허가제는 비숙련 외국인 노동자를 국내 제조업, 건설업, 농축산어업 등의 분야에서 일하게 하는 제도다. 중소기업과 농어촌의 심각한 일손 부족을 덜기 위해 2004년 도입됐다. 기존의 산업연수생 제도는 일자리를 바꿀 권리나 최저임금, 최저노동시간, 안전기준 등을 제대로 보장하지 않았다. 고용허가제 실시 이후 이주노동자의 인권이나 노동환경은 상당히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외국인 노동자들은 최대 3번 일자리를 바꾸면서 3년간 국내에 머물 수 있다. 맘대로 일터를 바꾼 적이 없고 사업주가 ‘성실한 근로자’라고 판단하면 1년 10개월을 더해 근무할 수 있고 3개월 출국한 뒤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다시 한 번 4년 10개월간 일할 수 있다. 최장 9년 8개월간 일하는 셈.

현재 중국 네팔 파키스탄 동티모르 등 15개국에서 매년 5만∼6만 명을 한국으로 보내고 있다. 엄밀한 의미의 ‘고용허가제’(E9 비자)를 적용받는 외국인은 20만4510명, 재외동포취업특례(H2 비자)를 적용받는 외국인은 26만7708명이다. 이들을 모두 비전문인력(47만2218명)이라고 부른다. 이들은 국내 전체 외국인 노동인력(71만8793명)의 65.7%를 차지한다.

○ “지위 불안정과 일상적 차별 시달려”

고용허가제는 2011년 유엔 공공행정대상을 받았지만 2009∼2014년 유엔 경제·사회·문화적 권리위원회와 한국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개선 권고도 받았다. 그만큼 이 제도를 둘러싼 국내외의 논란이 심했다는 뜻이다.

외국인 노동자들은 임시노동자로 계속 체류허가를 갱신해야 해 지위가 불안정하고, 사업장 이동이나 업종 변경이 제한돼 있다고 불만을 터뜨린다. 어떤 일을 할지도 모르는 채 한국으로 보내지거나 화장실이 없는 등 작업환경이 매우 열악한데도 사업장을 옮길 기회를 3번으로 제한하는 것은 문제라는 주장이 나온다. 송출 과정에서 뒷돈 거래가 끊이지 않고 작업장에서 욕설이나 성희롱 등 일상적 차별에 시달리는 것도 여전하다. 최근 정부는 불법 체류를 막기 위해 출국 뒤 퇴직금을 정산해 주는 제도를 마련했으나 여기에도 상당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반면 정부는 “어쩔 수 없다”는 자세다. 외국인 노동자의 취업 업종 등을 제한하지 않으면 국내 노동자의 일자리가 위협받고 일터 이동 횟수를 늘리면 공공연한 외국인 취업브로커의 알선 행위가 더 심화될 수 있다는 것. 외국인 노동자들이 한 번에 최장 4년 10개월밖에 머무르지 못하는 것도 영주권 발급을 막기 위한 고육책이라는 설명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산업연수생 때보다 송출 과정의 투명성이 높아졌다. 외국인 불법 고용 및 불법 취업이 줄었고 외국인 노동자의 전반적인 만족감도 커졌다”고 평가했다.

○ “고급·전문인력 유치에 적극 나서야”

고용허가제 10주년을 계기로 국내 외국인 정책의 큰 줄기를 다시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금의 정책이 단기 필수 노동인력을 쉽게 충당하는 고용허가제에만 의존하고 있다는 반성에 따른 것이다. 비전문인력은 구인난을 일시적으로 해소하는 역할을 할 뿐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지는 못한다. 게다가 해마다 체류기간이 만료된 외국인 노동자의 15∼20%가 불법 체류자가 되는 만큼 고용허가제 규모를 무작정 늘릴 수만도 없다.

국내 외국인 전문인력은 4만3556명으로 비전문 노동인력의 9.2%에 불과하다. 저출산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점을 감안하면 전문·고급인력을 발 빠르게 받아들여 성장동력의 토대로 삼아야 하지만 정부 발걸음은 여전히 더딘 편이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는 지난해부터 우수 유학생의 국외 유출을 막고 창업이민을 활성화하는 제도를 마련했지만 아직 초기 단계다. 고용부는 10월 중장기적인 외국인력 정책을 새롭게 내놓기로 했다. 이규용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숙련도에 따라 체류기간을 세분하고 우수 근로자 인력풀을 도입하는 등 외국인력 고용정책을 유연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창봉 ceric@donga.com·유성열 기자
이주노동자 품고 외국인재 모시고… 월드컵서 빛난 독일의 힘 ▼

세계 각국 우수인력 유치 경쟁 치열
중국 2008년부터 ‘千人계획’ 통해 세계 최고급 석학 4000여 명 영입


독일 축구 대표팀이 지난달 브라질 월드컵 우승컵을 손에 넣자 주요 외신들은 이 팀의 인적 구성에 초점을 맞췄다. 공격의 핵심인 미로슬라프 클로제와 루카스 포돌스키는 폴란드에서 이민 온 독일의 ‘재외동포’였다. 메수트 외질과 슈코드란 무스타피는 각각 터키계와 알바니아계 이민자 후손이고 제롬 보아텡과 사미 케디라는 아버지가 가나와 튀니지 출신인 혼혈이다. 뉴스위크는 “독일의 힘은 적극적인 해외 인재 유치 정책에서 나온다”고 분석했다.

독일은 1980년대만 해도 터키계 이민자 증가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1955년부터 고용허가제와 유사한 방식으로 독일에 들어온 터키 노동자들은 가족 초청을 허용한 독일 법령과 긴 체류기간을 이용해 부모와 형제자매 등을 모두 불러들였다. 통일 직전인 1988년에는 체류외국인 450만 명 가운데 61%가 실업상태에 놓였을 정도였다. 독일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용허가제를 10년 넘게 중단하고 체류기간도 1년으로 대폭 줄였다. 또 이렇게 들어온 이민자와 자녀에 대한 적극적인 사회통합교육을 실시했다.

독일은 고급·전문인력 유치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12년 한 해 독일에서 영주권을 얻은 영구 이민자는 40만 명으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지난해에는 이민자를 포함해 독일로 넘어온 이주자가 120만 명에 이르렀다. 유럽 내 출산율 최저 수준(여성 1명당 1.4명)의 위기를 인재 유치로 푸는 셈이다.

독일 외에 주요 선진국도 대부분 전문성에 따라 비자를 세분하고 최고급 인력을 적극 유치하는 전략을 펼친다. 외국에서 모셔 온 고급인력 1명이 수백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미국 영국뿐만 아니라 중국 싱가포르 등 아시아권 국가도 치열한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중국은 2008년부터 실시된 ‘1000명의 세계 최고급 인력을 중국에 오게 하자’는 ‘천인(千人)계획’을 통해 현재까지 해외 석학 4000여 명을 영입했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매년 발간하는 세계경쟁력 연감에서 해외고급인력 유인지수는 한국(5.26)이 중국(6.05)보다 뒤졌다.

싱가포르는 우수 유학생 학비의 절반을 부담해준 뒤 졸업 후 3년간 자국에 머물도록 해 두뇌 유출을 방지하고 있다. 해외 우수 인재의 자녀는 물론이고 부모도 2년 체류하면 영주권을 주고 공공주택 입주, 연금 가입 허용 등 자국민과 같은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외국인근로자#이주노동자 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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