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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경험없는 정무수석… 전례없는 파격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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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경험없는 정무수석… 전례없는 파격 실험

동아일보입력 2013-08-06 03:00수정 2013-08-06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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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비서실 전격 개편]정통 외교관 출신 박준우 발탁
정통 외교관 출신인 박준우 신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 5일 청와대 기자회견장에서 임명 소감을 밝히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준우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임명은 파격을 넘어 실험으로 평가된다. 정무수석에 전현직 정치인 외에 언론계나 정치 경력이 있는 교수 출신이 임명된 적은 있어도 외무고시 출신의 정통 외교관이 발탁된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들다. 이정현 홍보수석 이동으로 정무수석이 공석이 된 이후 두 달 동안의 고심 끝에 박근혜 대통령이 선택한 이 실험이 성공할지를 놓고 정치권에서도 설왕설래다.

○ MB 정부 때 찍혀 옷 벗어


박 수석은 2008년 3월, 이명박 정부 첫 재외공관장 인사가 이뤄질 당시 외교통상부 기획조정실장을 맡고 있었다. 이때 청와대와 갈등을 빚었던 것이 MB 정부 내내 그의 발목을 잡았다.

MB 대선후보 캠프 출신의 김정기 중국 상하이 총영사와 김재수 미국 로스앤젤레스, 이웅길 애틀랜타, 이하룡 시애틀 총영사 후보 내정 사실을 브리핑하면서 이들의 캠프 출신 이력을 앞세웠던 걸 괘씸하게 여긴 청와대가 당시 기자 문답 전문(全文)을 제출하라고 외교부에 요구하기도 했다. 이들 4명에 대해 청와대는 “현지에 오래 살아 의사소통 문제가 없으나 시험에 익숙하지 않으니 공관장 임명에 필요한 외국어 시험을 면제하라”고 요구했지만 그는 공정하지 못하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체면이 구겨진 청와대는 박 수석에게 수 주 동안 ‘업무는 김성환 외교 1차관에게 넘기라’며 청와대 출입을 금지했다.

이후 박 수석은 주벨기에·유럽연합(EU) 대사로 근무하며 한-EU 자유무역협정(FTA), 한-EU 기본협력협정 체결 등 성과를 냈지만 청와대의 반대로 2009년과 2011년 외교부 2차관으로 거명만 되다 무산됐다. 박 수석은 ‘정무적 감각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치적이라는 얘기도 듣는다. 2009년 박 대통령이 대통령 특사로 벨기에를 방문했을 때 주벨기에·EU 대사로 수행한 적이 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는 서울대 법대 72학번 동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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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권은 우려 목소리

청와대 관계자는 “원래부터 친박 진영에서 찾을 생각은 없었다”며 “정치권, 언론계에서도 정무수석 후보를 찾았으나 마땅한 사람을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던 중 박 대통령이 발상의 전환을 했다. 다른 관계자는 “정치적으로 노련한 전략가가 아니라 국익을 위해 외국과 협상했던 그 진정성으로 야당을 대해 보자며 외교관 출신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박 수석의 외교부 내 평판은 물론이고 활발한 성품까지 두루 검증을 거쳐 적임자라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수석의 향후 영향력은 “그야말로 하기 나름”이라는 게 청와대 내 평가다.

박 수석이 잘 안착할 경우 국회뿐 아니라 일본, 중국, 북한 등 외교 사안의 정무적 판단까지 겸임하면서 정무수석이 선임 수석 역할까지 담당할 수 있다. 새로운 당청, 대야 관계의 모범 사례를 만들 수도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무수석은 대통령의 메신저 역할을 정확히 하는 것이 첫 번째 임무”라며 “대통령의 기대가 큰 만큼 박 수석이 초반에 잘 풀면 정무수석의 업무 범위가 상당히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치적 경험이 없는 치명적인 단점을 극복하지 못할 경우 정무수석 출신의 이정현 홍보수석과 국회의원 출신의 김선동 정무비서관 사이에서 ‘존재감 없는 정무수석’이 될 가능성도 있다. 무엇보다 야당의 장외 투쟁으로 꼬여 있는 정국을 풀어야 할 숙제가 닥쳐 있다.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이정현 홍보수석의 정무수석 겸직으로 국민들에게 들렸다”고 비꼬았다. 박 수석은 손학규 천정배 정동영 송민순 전 의원 등 야당 인사와도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화성(60) △중동고, 서울대 법대 △외교통상부 아시아태평양 국장 △주싱가포르, 주벨기에·EU 대사 △외교통상부 본부대사 △미국 스탠퍼드대 초빙교수

동정민·조숭호 기자 ditto@donga.com
#청와대비서실#개편#박근혜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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