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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항심리인가… 고지방 고열량 ‘안티 트렌드’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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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항심리인가… 고지방 고열량 ‘안티 트렌드’가 뜬다

동아일보입력 2013-06-11 03:00수정 2013-06-1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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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지방, 저칼로리를 추구하는 분위기에 반대되는 ‘안티 트렌드’ 메뉴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열량이 966Cal인 버거킹의 ‘몬스터와퍼’(왼쪽)와 치킨 감자 샐러드 파스타 등을 넣은 제너시스BBQ그룹의 ‘치킨 플래터’.
직장인 홍혜정 씨(가명·32)가 최근 즐기는 음식 중 하나는 버거킹의 ‘몬스터와퍼’다. 쇠고기와 닭고기가 함께 들어간 이 햄버거 한 개의 열량은 966Cal. 버거킹 햄버거 메뉴 중 열량이 가장 높다. 그렇다고 홍 씨가 몸매 관리에 소홀한 것은 아니다. 최근 유행하는 ‘1일 1식’에도 도전하고 채소나 과일도 즐겨 먹는다. 홍 씨는 “식단 조절이나 몸매 관리로 받은 스트레스를 햄버거를 먹으며 푼다”고 말했다.

몬스터와퍼는 버거킹이 4월 내놓은 한정메뉴였다. 다른 햄버거보다 열량이 200∼300Cal 높아 내부에서도 잘 팔릴지 반신반의했다. 그런데 버거킹의 4월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1% 늘었다. 이 기간 버거킹의 새 메뉴는 몬스터와퍼뿐이었다. 버거킹은 최근 몬스터와퍼를 정식 메뉴로 내놨다.

몸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저지방, 저칼로리, ‘무(無)첨가물’ 음식이 쏟아지는 가운데 기름지고 푸짐한 메뉴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유행이나 시대 분위기와 반대되는 이른바 ‘안티 트렌드(Anti Trend)’ 메뉴다.


오세조 연세대 교수(경영학)는 “기업들이 저칼로리, 저염 제품이 일반화된 시장에서 고칼로리 제품으로 상품군을 다양화하고 차별화 전략을 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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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맥도날드가 최근 한정메뉴로 내놓은 햄버거 ‘메가 맥’에는 쇠고기 패티 4장이 들어 있다. 열량은 708Cal로 빅맥(510Cal)보다 200Cal가량 높다. 원래 인천공항점과 이태원점 등 외국인이 많이 찾는 매장에서만 팔았지만 “맛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판매처가 전국 300여 개 매장으로 확대됐다. 3, 4월 두 달 동안 50만 개가 팔렸다.

안티 트렌드 제품들은 특이하기 때문에 블로그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화제가 되기도 한다. ‘악마의 음료’라는 별명을 얻은 스타벅스코리아의 ‘그린티 프라푸치노’가 대표적이다. 제일 큰 벤티 사이즈 한 잔의 열량은 500Cal인데 자바 칩과 캐러멜 시럽 등을 추가로 얹으면 700∼800Cal가 된다. 일반인뿐 아니라 아이돌 가수들이 “나도 마셔봤다”는 식의 시음 후기를 남기는 것이 유행처럼 됐다. 그린티 프라푸치노는 지난해 278만 잔이 팔려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카라멜 마키아또’에 이어 스타벅스코리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음료 4위에 올랐다.

이승택 세계식문화과학기술연구원 팀장은 “‘폭탄 버거’나 ‘악마의 음료’ 등 음식의 이름이나 스토리가 재미있고 특이한 점도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고 말했다.

이마트에선 구워서 조리한 바비큐 치킨의 1∼5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0% 감소한 반면 기름에 튀긴 제품은 11% 증가했다. 프라이드치킨에 꿀을 바른 ‘꿀 닭강정’이 치킨 1위로 올라서기도 했다. 고성렬 이마트 치킨 바이어는 “최근 상대적으로 열량이 높은 치킨 제품이 더 잘 팔리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안티 트렌드 현상은 해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일본 맥도날드는 최근 감자튀김 2개(라지 사이즈)를 합쳐 1142Cal나 되는 감자튀김 메뉴 ‘메가 포테이토’를 내놓았다. 미국에서는 채식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진 미셸 오바마 여사가 햄버거와 감자튀김 등을 사먹는 모습이 목격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전상진 서강대 교수(사회학)는 “유행을 좇다가 피로해진 사람들이 고칼로리 음식을 먹으며 스스로를 위로하고 해방감을 주려는 이른바 ‘길티 플레저(죄책감을 느끼면서 즐기는 것)’ 현상”이라고 말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안티트렌드#고열량#고칼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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