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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여야가 장기 두는데 훈수두던 대통령이 판 엎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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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여야가 장기 두는데 훈수두던 대통령이 판 엎어”

동아일보입력 2013-03-05 03:00수정 2013-03-05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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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 “독선의 일방통행… 정부출범 최대 걸림돌” 직격탄
민주통합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회의 도중 피곤한 듯 눈을 감싸고 있다.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 지연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이 담화를 통해 야당에 책임을 돌린 데 대해 문 위원장은 “오만과 불통의 일방통행”이라며 정면으로 비판했다. 뉴시스
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 회담 불발로 벼랑 끝에 몰린 박근혜 대통령이 4일 ‘대국민 담화’라는 초강수를 뒀지만 민주당의 반응은 싸늘했다.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오전 11시 반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입법부를 시녀화하려는 시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가 끝난 지 1시간 반 뒤였다.

문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아무리 급하고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관련된 것이라고 해도 정부조직 개편은 ‘정부조직법’이라는 법률을 개정해야 하는 문제다. 대통령의 촉구 담화, 대(對)야당 압박 일방주의로 해결되는 게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여야 합의에 따라 국회에서 결정돼야 할 사안인데, 박 대통령이 이를 무시하고 계속 야당에 대한 압박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이러한 압박은 삼권분립의 민주주의 원칙, 대화와 타협이라는 상생의 정치 원칙에도 어긋난다”며 “청와대와 여당이 야당을 국정의 파트너로 인정해야 한다. ‘원안 고수 억지’를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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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문 위원장은 “국회 입법권과 법률을 무시하는 대국회관, 대야당관으로 어떻게 새 정부가 국민행복을 이룰 수 있겠나”라며 “청와대의 일방적인 결례와 수모들은 얼마든지 참을 수 있지만 이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입법부를 시녀화하려는 시도”라고 거듭 지적했다.

이어 “담화를 통해서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육성을 통한 국가 성장동력 마련이 대통령의 신념이자 국정철학으로 물러설 수 없다며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도록 청와대 면담 요청에 응해 달라는 것은 한발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오만과 독선의 일방통행을 되풀이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 위원장은 “민주당은 도울 일은 최대한 돕겠지만 이런 식이라면 곤란하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진정으로 여야 상생정치, 민생정치를 바란다면 국회의 입법권을 존중해 달라”고 촉구했다.

문 위원장은 박 대통령의 청와대 회동 제의와 관련해 ‘여우와 두루미’라는 이솝 우화를 빗대 “여우가 두루미를 초청하고서 접시에 담긴 수프 먹으라는 격이며, 여야가 장기 두는 데 훈수를 두던 대통령이 장기판을 뒤엎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저더러 (박 대통령과의 관계를) ‘친박(親朴)연대’라고 얘기하면 ‘친박 맞다’고 했는데 이제는 ‘반박(反朴)’을 하겠다”고도 했다. 그동안은 박 대통령을 우호적인 시각에서 봤지만 이제는 날을 세우겠다는 얘기다.

기자회견에 배석한 박기춘 원내대표도 “그제부터 연쇄적으로 진행되는 청와대 대변인, 홍보수석비서관의 기자회견과 브리핑, 대통령의 담화는 누가 봐도 야당과 국민을 압박하는 것”이라며 “우리의 마지막 양보안을 수용해줄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고 촉구했다.

박홍근 비대위원은 비대위 회의에서 “병자호란 당시 인조가 삼전도에 나와서 청나라 황제에게 항복한 것을 ‘삼배구고두(三拜九叩頭·세 번 절하고 아홉 번 머리를 조아림)’라고 하는데, 지금 청와대의 태도는 민주당에 백기투항하고 청와대에 들어와 삼배구고두를 하며 조공을 바치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변인들은 ‘유신으로의 회귀’ ‘독재시절의 긴급조치’ 등의 용어가 담긴 논평을 쏟아내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정성호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박근혜 정부 출범의 최대 걸림돌은 박근혜 대통령”이라며 “국회에서 여야가 정부조직법 통과를 위해 애쓰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대통령 담화는 협상 타결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는 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가 사퇴하면서 야당을 비판한 것 등이 가져올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강경 일변도로 버티는 것은 하책 중 하책이란 지적도 있다.

노무현 정부 때 대통령정책실장을 지낸 김병준 국민대 교수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제도가 잘못되면 책임은 고스란히 대통령과 여당이 진다”며 “나중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야당이 엄중히 책임을 묻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민주당이 통 크게 양보한다면 결국 국민이 평가할 것”이라며 “지금 민주당은 민생과 자체 혁신에 온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남희 기자 irun@donga.com

channelA민주 “靑, 훈수 두다 장기판 뒤집었다”

#민주통합당#문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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