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옆 사진관]1년에 한번 벌초… 태조 건원릉 ‘청완 예초의’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5일 15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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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인 5일 경기도 구리시 인창동 동구릉에서 예초꾼들이 건원릉의 봉분을 덮고 있는 억새를 베고 있다.
한식인 5일 경기도 구리시 인창동 동구릉에서 예초꾼들이 건원릉의 봉분을 덮고 있는 억새를 베고 있다.
한식인 5일 경기도 구리 동구릉(사적 제193호)에 있는 태조 건원릉(健元陵)에 억새를 베는 청완 예초의(靑薍 刈草儀)가 열렸습니다.
한식인 5일 경기도 구리시 인창동 동구릉에서 예초꾼들이 건원릉의 봉분을 덮고 있는 억새를 베고 있다.
한식인 5일 경기도 구리시 인창동 동구릉에서 예초꾼들이 건원릉의 봉분을 덮고 있는 억새를 베고 있다.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1335∼1408)는 고향인 함경남도 함흥에 묻히길 원했습니다. 그러나 이를 따르지 못한 태종은 부친의 무덤을 만들면서 함흥에서 자라는 억새인 ‘청완’을 가져다 봉분에 심었습니다.
백신(흰고무신)을 신은 예초꾼들.
백신(흰고무신)을 신은 예초꾼들.
예초꾼들이 건원릉의 봉분을 덮고 있는 억새를 베기 전 약식으로 제를 올리고 있다.
예초꾼들이 건원릉의 봉분을 덮고 있는 억새를 베기 전 약식으로 제를 올리고 있다.
약식으로 제를 지낸 예초꾼들이 봉분을 덮고 있는 억새를 베기 전 능을 한바퀴 돌고 있다.
약식으로 제를 지낸 예초꾼들이 봉분을 덮고 있는 억새를 베기 전 능을 한바퀴 돌고 있다.

1년에 5∼7차례 잔디를 깎는 일반적인 조선왕릉과 달리 건원릉의 억새는 자주 베면 죽을 수 있어서 1년 중 한식날에만 벱니다. 건원릉은 조선 왕릉 중 유일하게 억새로 덮여 있습다.
한식이자 식목일인 5일 경기도 구리시 인창동 동구릉에서 관리사무소 직원들이 건원릉의 봉분을 덮고 있는 억새를 베고 있다.
한식이자 식목일인 5일 경기도 구리시 인창동 동구릉에서 관리사무소 직원들이 건원릉의 봉분을 덮고 있는 억새를 베고 있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청완 예초의는 2014년부터 공개행사로 진행했지만 올해는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시민 참여를 제한하고, 고유제(告由祭), 음복례(飮福禮)도 생략습니다.
억새를 베어 깔끔해진 건원릉.
억새를 베어 깔끔해진 건원릉.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건원릉을 찾은 일부 시민들은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엘리엇의 시처럼 코로나19로 시민들의 일상은 ‘잔인한 4월’이 돼 버렸습니다.

“우리 예초꾼들은 백신을 신어서 코로나19 감염 걱정은 없어!” 한 예초꾼의 농담처럼 코로나19 잡는 백신이 빨리 나오길 기대해 봅니다.

글 ·사진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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