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마스크로 흥한 기업 마스크 때문에 망할라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27일 14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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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환자 폭증 때 공장 우후죽순
마스크 생산설비 설계도 파는 투기세력까지 등장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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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기간 동안 마스크 생산 공장을 대폭 늘린 중국이 마스크 공급 과잉의 역설에 직면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26일 중국 매체 이번차이징(一本財經)은 중국의 기업 정보 제공 업체인 톈옌차(天眼査)를 인용해 중국의 마스크 생산 관련 기업 4만7000곳 가운데 8950곳이 코로나19 기간인 지난 2개월 동안 새로 생겨났다고 전했다. 1, 2월 중국 내 환자가 폭증할 때 마스크 부족 사태로 마스크 가격이 10배 이상 뛰자 중국 정부는 생산시설을 갖춘 자동차, 전자제품 기업에까지 마스크 생산을 지시했다.

이번차이징에 따르면 마스크 기업들은 지난달 하순 기업과 공장으로 복귀한 근로자들이 마스크를 사재기하면서 큰 돈을 벌었다. 마스크 생산 업자인 딩자(丁佳) 씨는 하루 마스크 50만 장을 생산해 1장 당 생산 원가가 1위안(약 170원)인 마스크를 3위안에 팔아 하루에 100만 위안(약 1억7000만 원, 한 달간 3000만 위안(약 51억6000만 원)을 벌었다. 거의 모든 업체들이 한 달 만에 1000만 위안 이상씩 벌었다고 한다.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는 마스크뿐 아니라 마스크 생산 기계, 원료까지 파는 투기세력이 활개를 치고 있다. 1대에 20만 위안인 기계가 160만 위안(약 2억7000만 원)에 팔린다. 기계 설계도를 파는 이들도 있다. 일부 공장은 정부에 생산량을 줄여서 보고하고 나머지 마스크는 불법으로 비싸게 판매했다.

하지만 중국이 코로나19 종식 선언에 가까워지면서 마스크를 과잉 생산해온 업체들이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번차이징은 “세계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되면서 업체들이 수출을 준비하고 있지만 (마스크 질이 낮아) 유럽 미국 등의 수출 인증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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