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대결서 트럼프 이길 수 있나” 이번엔 샌더스에 집중 포화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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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대선후보 TV토론


25일 미국 남부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야당 민주당의 대선후보 경선 제10차 TV토론회가 열렸다. 6일 전에는 토론회에 처음 등장한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나머지 후보 5명의 집중 공격을 받았다. 이날은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사진)이 러시아 결탁설 등으로 십자포화를 맞았다.

블룸버그 후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원하는 러시아가 샌더스 캠프를 돕고 있다”며 러시아 개입설을 기정사실화했다.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 역시 “러시아가 미국 민주주의의 혼란을 시도하고 있다. 또 샌더스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분열적”이라며 그의 본선 경쟁력이 낮다고 주장했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샌더스가 진보 대표 주자를 자처하면서 총기규제 법안에 5번이나 반대표를 행사했다”고 지적했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누구와도 어울리지 못하는 융통성 없는 이론가이며 의회가 그의 급진적 정책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낮다”고 공격했다. 샌더스 후보는 반박 기회를 얻기 위해 수없이 팔을 들어올리며 다소 흥분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내 이름이 무대 위에서 꽤 거론되는데 이유를 모르겠다”고 받아쳤다.

MSNBC 방송의 백인 남성 앵커 크리스 매슈스(75)는 22일 네바다주 경선 당시 샌더스 후보의 1위 소식을 전하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의 프랑스 침공에 비유했다. 거센 비판에 직면한 그가 사과했지만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민주당 지지자인 매슈스 앵커는 종종 샌더스 후보의 본선 경쟁력에 회의를 품은 발언을 해왔다. 샌더스 캠프 측은 “주류 언론이 2016년 민주당 경선에서 샌더스 대신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일방적으로 지지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라며 분노를 표하고 있다.

29일 예비선거(프라이머리)가 열리는 사우스캐롤라이나는 인구 515만 명 중 29.4%가 흑인이다. 뉴욕시장 재직 시절 흑인과 라틴계가 주 대상인 불심검문 정책을 도입했던 블룸버그 후보는 “논란이 고조된 후 검문 숫자를 대폭 줄였다”고 해명했다.

5일 상원의 탄핵 부결 후 측근들의 사면 및 감형 등으로 연일 법치주의 훼손 논란을 빚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인도 방문 중 뉴델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9명의 연방대법관 중 자신에게 비판적인 진보 성향의 루스 긴즈버그 대법관(87), 소니아 소토마요르 대법관(66)을 정면으로 비난했다. 그는 “편견을 가진 두 사람은 나에 관한 사안을 스스로 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임명한 최초의 라틴계 대법관 소토마요르는 저소득 이민자의 비자 발급을 불허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비판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통령의 언급 자체가 삼권분립 원칙을 훼손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긴즈버그 대법관의 낙상 및 갈비뼈 부상 소식을 전한 2년 전 기사도 트윗에 게재했다. 대법관은 종신직이지만 고령인 긴즈버그 대법관의 건강 이상설을 제기해 그 대신 보수 성향의 판사를 앉히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존 매켄티 백악관 인사국장이 반(反)트럼프 세력의 명단, 즉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숙청 작업을 벌이고 있다는 언론 보도에 관한 질문을 받고 “미국에 충성하는 사람들이 나를 위해 일하기를 원한다”며 사실상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인정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이윤태 기자
#미국 2020 대선#샌더스#민주 대선후보 토론#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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