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캐스팅보트’ 국민연금 수탁자委 구성 완료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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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근 3명 포함 전문위원 9명 확정
참여연대출신 2명 등 시민단체-노조… 한진칼 분쟁 등에 입김 거세질듯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방향을 결정할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 9인의 명단이 확정됐다. 국민연금 기금 운용을 위해 구성된 3개 전문위원회에 모두 들어갈 상근 전문위원 3명도 임명됐다.

보건복지부는 24일 수탁자전문위, 투자정책위원회, 위험관리·성과보상전문위원회에 공동으로 참여하는 상근 전문위원에 오용석 금융감독원 연수원 교수, 원종현 국민연금연구원 부원장, 신왕건 FA금융스쿨 원장을 위촉했다고 밝혔다. 3개 위원회의 전문위원 구성도 마쳤다.

관심을 끄는 건 수탁자전문위다. 수탁자전문위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주주권 행사와 관련해 판단하기 곤란한 사안, 장기적 주주가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보는 사안 등을 다루는 전문기구다. 지난해 수탁자전문위는 한진칼과 대한항공에 대한 주주권 행사 여부, 남양유업에 대한 정관 변경 제안 등을 결정하며 이슈의 중심에 섰다.

올해 주주총회에서도 경영권 분쟁에 휘말려 있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여부 결정 등 민감한 주총 안건에 대해 의결권 행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1월 말 기준으로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상장사는 313곳에 이른다.

이날 발표된 수탁자전문위는 3명의 상근 전문위원과 사용자 추천 2명, 노동조합 등 근로자 단체 추천 2명, 참여연대 등 지역가입자 추천 2명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해관계자 간 균형을 맞춘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노조와 시민단체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근로자 단체 추천 인사인 이상훈 서울시복지재단 공익법센터장 겸 참여연대 변호사는 지난해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을 막기 위해 의결권 대리 행사 권유 활동을 벌여 논란을 일으켰다. 지역가입자 추천 위원인 홍순탁 회계사는 참여연대 활동과 함께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을 제기하면서 이름이 알려진 인사다. 재계 관계자는 “다른 위원들의 성향이 상대적으로 중립적인 점을 고려하면 이념적 성향이 분명한 시민단체 출신 위원들이 안건을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주주총회#국민연금#수탁자전문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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