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北, 솔레이마니 제거되자 초긴장… 몇주간 휴대전화 사용 전면 금지”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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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휴민트-영상-통신정보 등 동원, 김정은 심리상태까지 들여다봐
“충격받은 金, 극도의 불안감 표출… 평양에 머무르며 상황파악 주력”

1월 미국 정부는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제거한 직후 ‘전 출처 정보(All Source Intelligence)’ 분석을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사진)의 일거수일투족은 물론이고 심리 상태까지 면밀하게 들여다본 것으로 전해졌다.

분석 결과 김 위원장은 솔레이마니 사망 소식을 접한 직후 충격과 함께 극도의 불안감을 표출했으며 평양에 머무르면서 상황 파악에 주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당국은 외부 정보 차단 등을 위해 몇 주 동안 북한 내 휴대전화 사용을 전면 금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 행정부 관계자는 17일(현지 시간) 동아일보에 “미 정보 유관기관들이 협력해 알아낸 ‘전 출처 정보’ 분석의 결과”라고 말했다.

‘전 출처 정보’는 통상 인적 채널(HUMINT·휴민트), 영상 정보(IMINT), 통신 정보(SIGINT)를 비롯한 모든 출처의 정보를 통합한 것이다. 그동안 미국의 솔레이마니 제거로 북한 지도부가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는 관측은 나왔지만 미 정보 당국이 휴민트를 포함한 정보 자산을 총동원해 김 위원장과 북한 지도부의 심리 상태까지 파악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행정부 관계자는 ‘미 정보 당국이 북한 내에 어느 정도의 휴민트 능력을 가지고 있느냐’는 질문에 구체적인 발언을 피하면서도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정보 자산 중 하나”라고 답했다.

정보 분석 결과 북한 지도부 내에서 한동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종이호랑이’라고 부르기도 했지만 솔레이마니 사망 이후 이런 표현이 완전히 사라진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대북 소식통은 “김 위원장은 솔레이마니 제거를 전혀 예상치 못했기 때문에 극한의 공포감을 느낀 것 같다”며 “북한 지도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종이호랑이가 아니라 진짜 호랑이라는 이야기가 나온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행정부 관계자는 “솔레이마니 제거 이후 김 위원장이 경제 시찰을 한 것도 국내 민심을 수습하기 위한 행보였다는 정황이 포착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까지 염두에 두고 솔레이마니 제거를 선택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북한 당국은 외부 정보 차단 및 외부에서의 위협을 사전 예방하기 위한 조치 가운데 하나로 북한 내 휴대전화 사용까지 막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북한 내 휴대전화 기지국 관련 정보 등을 분석해 이런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김정안 특파원 j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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