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권위자’ 김우주 "늦기 전에 국경 통제 강화해야” [신동아 3월호]

  • 신동아
  • 입력 2020년 2월 17일 14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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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온 오르면 사태 종식? 바이러스 생리 모르고 하는 말
● 확진자 1000명 넘는 성(省), 중국에 다섯 곳
● 중국 환자 수 급증이 한국에 미칠 영향
● 후베이성만 진단 지침 변경, 다른 지역 환자는 어쩌나
● 병원체, 숙주 존재하는 한 봄에도 전파 계속된다
● KF마스크 없으면 면 마스크라도 써라

지호영 기자
지호영 기자
2월 13일 하루 만에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만5000명 넘게 늘었다. 이튿날인 14일에도 신규 환자가 5090명 추가됐다. 매일 코로나19 상황을 집계 발표하는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바로 직전인 2월 12일 하루 신규 확진자 수를 2015명으로 발표했다. 11일엔 2079명이었다. 불과 며칠 만에 상황이 급변한 것이다. 이로써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 유행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중국 코로나19 확진환자 급증

세계보건기구(WHO)와 한국 질병관리본부(질본)는 이에 대해 “중국 내부의 환자 진단 방식 변경에 따른 것일 뿐”이라고 설명한다. 과거 환자로 분류하지 않던 사람까지 통계에 넣음으로써 나타난 현상으로, 실제 환자 수가 급증한 건 아니라는 얘기다. 그러나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 시점에 왜 중국이 진단 방식을 바꿨는지에 주목해야 한다”며 “발표 환자 수 급증은 결코 가볍게 여길 사안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을 지낸 감염병 분야 권위자다.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발생 당시 정부 자문위원을 맡았고,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 때 국무총리 특보로 활동했다. 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려면 국경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일관되게 펴왔다.

- 중국 보고서에 따르면 2월 13일 하루 동안 후베이성에서만 임상진단 확진 건수가 1만3332건 늘었다. 그 결과 중국 내 확진자 수가 하루 만에 1만5152명 증가했다.

“그 자료를 보고 많은 이가 당황했을 것이다. WHO와 질본조차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13일 오전 중국 발표를 접한 뒤 가용할 수 있는 온갖 채널을 동원해 상황 확인에 나섰다.”

- 그 내용을 설명해 달라.

“그동안 중국은 코로나19 환자 통계를 확진환자와 의사환자(의심환자)로 분류해 발표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확진환자는 코로나19 감염 의심자 가운데 ‘유전자 증폭(PCR) 검사’에서 양성으로 판명된 이를 가리킨다. WHO도 이 기준에 따라 코로나19 환자를 집계한다.

그런데 중국이 2월 4일 자체적으로 ‘진단치료지침’을 변경했다. 자국을 후베이성과 그 외 지역으로 나누고 전자에만 ‘임상진단환자’ 항목을 추가했다. 의사가 진단을 통해 코로나19 환자를 확진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때부터 후베이성에서 발생한 의심환자 가운데 CT 촬영 등 영상 검사에서 폐렴 소견을 보인 사람은 의료진 판단에 따라 PCR 검사를 받지 않아도 확진으로 평가할 수 있게 됐다. 중국이 2월 13일 이 내용을 반영한 통계를 발표하면서 확진환자 수가 급증했다.”

- 왜 중국이 WHO와 다른 자체 기준을 만들었나.

“지금 중국에 코로나19가 창궐한 상태다. 환자 폭증으로 PCR 진단장비가 부족해 의심환자가 병원에 가도 제때 진단을 받기 어려운 걸로 알려졌다. 검사를 기다리다 증상이 악화하는 사람이 적잖다는 얘기도 들린다. 또 PCR 검사 과정에서 위음성(false negative) 진단도 많이 나온 걸로 전해진다. 코로나19 양성 환자가 검사 오류로 음성 판정을 받는 일이 빈발한다는 얘기다. 이 경우 해당 환자는 치료를 받지 못하고, 지역사회에 노출돼 코로나19 전파 확산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후베이성만 새로운 진단 기준 적용

- 한국의 8번 확진자 사례가 생각난다. 중국 우한 방문 후 이상 증세를 느껴 실시한 1차 PCR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고 일상생활을 했으나 증상이 개선되지 않아 2차 검사를 한 결과 양성 판정이 나오지 않았나.

“위음성 진단은 중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발생한다. 검사 기술, 검사 당시 환경, 바이러스 잠복기 여부 등에 따라 결과가 달리 나올 수 있다. 다만 의료시스템이 잘 갖춰진 나라의 경우 2차, 3차 추가 검사를 통해 상황에 대처한다. 현재 중국에서는 이를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의심환자가 한 번 검사를 받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들 하지 않나. 정리하자면 그동안 중국에서는 많은 의심환자가 진단 장비 부족이나 진단 오류 때문에 확진 판정을 받지 못했다. 그 결과 치료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번에 그중 일부가 통계 안에 들어온 것이다.”

- 왜 중국 전역이 아니라 후베이성에만 새로운 진단기준을 적용하나.

“매우 이례적인 일이고, 중국은 그 이유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이번 조치를 통해 지금 중국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요즘 우한에서 발열과 폐렴 증상을 보이는 사람은 거의 대부분 코로나19 감염자일 거다. 현장 의사는 그걸 안다. 그런데 병원을 찾아온 환자를 단지 확진검사 결과가 없다는 이유로 돌려보내야 한다? 이게 얼마나 눈물겨운 일인가. 감염병 환자를 많이 치료해 온 의사로서 그 상황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너지는 것 같다. 이는 환자 개인뿐 아니라 지역사회 전체에 큰 비극이다. 어떻게든 그런 상황을 막고자 나설 수밖에 없다.

나는 이번 진단기준 변경 배경에 후베이성 현장 의료진을 비롯한 수많은 사람의 요구가 있었을 거라고 본다. 그 목소리가 더는 억누를 수 없을 만큼 커지자 결국 중국이 의사에게 재량권을 주는 방식으로 환자 치료 범위를 넓힌 거다. 중국이 어디 예외나 재량을 허용하는 나라인가. 이번에 그걸 했다. 중국 내 코로나19 전파 상황이 심상치 않고, 그에 대한 국민의 불안과 분노가 매우 크다는 걸 보여준다.”

- 중국이 모든 지역에 새로운 진단기준을 적용할 경우 환자 수가 어떻게 달라질까. 역학(疫學) 전문가인 닐 퍼거슨 영국 임피리얼 칼리지 교수는 “중국이 현재 실제 사망자와 확진자 가운데 10% 정도만 공식 통계에 포함하고 있다”고까지 주장한다.

“현재 세계 많은 전문가가 중국 통계에 대해 의심을 품고 있다. 나 또한 후베이성 밖에도 ‘숨은 감염자’가 매우 많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중국이 정보를 공개하지 않으니 현재로서는 짐작만 할 뿐이다.

문제는 드러난 통계를 놓고 봐도 중국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는 점이다. 2월 14일 현재 코로나19 확진자가 1000명 이상 발생한 지역이 후베이성을 제외하고도 광둥성, 저장성, 허난성 등 여러 곳이다. 확진자 500명 이상 지역은 10곳에 이른다. 중국 외 국가 가운데 확진자가 가장 많은 싱가포르(2월 14일 현재 58명)와 비교해도 10~20배 수준이다. 중국과 밀접한 영향을 주고받는 우리나라로서는 심각하게 볼 수밖에 없다.”

국내 통제만 잘한다고 바이러스 잡히나

- 한국은 2월 10일 28번째 확진자가 나온 후 나흘째 추가 환자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괜찮은 것 아닌가.

“많은 분이 노력하고 있는 걸 안다. 국민도 마스크 착용, 꼼꼼한 손 씻기, 기침 예절 준수 등 개인 위생관리를 통해 감염병 확산을 막고 있다. 그런데 국외에서 바이러스가 유입되면 어떡하나. 현재 중국에서 하루에 5000명 이상이 국내에 들어오는 걸로 안다. 춘절 연휴가 끝나면서 중국인 이동이 늘고 있고, 대학 개강철이 본격화하면 입국자가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뾰족한 대책이 없다. 우리 정부는 2월 4일 후베이성 방문 및 체류 외국인 입국을 제한한 뒤 별다른 추가 조치를 내놓지 않고 있다. 걱정된다.”

- 입국 통제를 좀 더 강화해야 한다는 뜻인가.

“감염병 관리의 기본은 예방, 진단, 치료다. ‘예방’ 단계에서 방역망이 뚫리면 걷잡을 수 없게 된다. 우리가 미국처럼 모든 중국인에게 국경 문을 닫아걸기는 어려울 수 있다. 그렇다면 적어도 확진자가 500명 이상 발생한 지역, 그게 어렵다면 최소 1000명 이상 발생한 지역에서의 입국만이라도 통제할 것을 권한다.

이번에 중국이 후베이성의 코로나19 진단기준을 바꾼 데서 알 수 있듯, 중국에서는 적잖은 환자가 관리 범위 밖에 있다. 게다가 코로나19는 증상 스펙트럼이 넓다. 폐렴이 진행돼 목숨이 위험한 중증 환자부터 발열 증상조차 나타나지 않는 경증 감염자까지 존재한다. 자기가 코로나19에 걸린지 모른 채 일상생활하는 이들이 국내에 들어와 바이러스를 확산시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면마스크도 일정 부분 예방 효과 확인

2월 5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중국발 항공기 탑승객이 전용 입국장으로 이동하고 있다(왼쪽). 2월 10일 한 방역요원이 서울 종로구의 한 학교 건물을 소독하고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김재명 동아일보 기자
2월 5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중국발 항공기 탑승객이 전용 입국장으로 이동하고 있다(왼쪽). 2월 10일 한 방역요원이 서울 종로구의 한 학교 건물을 소독하고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김재명 동아일보 기자
- 당초 입국 제한 지역을 후베이성으로 한정했던 일본이 2월 13일부터 저장성을 추가했다. 우리도 이처럼 제한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보나.

“더 늦기 전에 그런 조치를 하면 좋겠다. 우리나라에서 싱가포르처럼 지역사회 감염 전파가 시작되고 나면 국경 강화의 가치가 뚝 떨어진다. 이미 일본도 지역사회 감염 전파 신호가 속속 나오고 있다. 상황을 상대적으로 잘 통제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지금이 골든타임이다.”

- 날씨가 따뜻해지면 코로나19 유행이 잠잠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데, 지금 반드시 추가 대책이 필요한가.

“요즘 많은 분이 ‘이제는 마음을 놓아도 되는 것 아니냐’고 묻는다. 내 대답은 한결같다. ‘아직은 아니다’. 날씨 얘기를 하는 분들께는 이렇게 질문하고 싶다. 지금 중국을 제외하고 확진자가 가장 많이 나온 싱가포르가 우리보다 추운가. 만약 코로나19가 기후 영향을 크게 받는다면 고온다습한 홍콩, 마카오에서 왜 계속 환자가 발생하겠나.”

- 봄이 돼도 코로나19 확산 위험이 작아지지 않는다는 얘긴가.

“바이러스 전파에 영향을 미치는 건 병원체, 숙주 그리고 환경이다. 코로나바이러스(병원체)는 일반적으로 섭씨 5도 이하, 습도 30% 이하인 ‘저온건조’ 환경에서 오래 산다. 온도가 오르고 습해지면 겨울에 비해 상대적으로 힘이 약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건 바이러스가 외부 환경에 노출됐을 때에 국한된 얘기다. 병원체에 감염된 숙주, 즉 확진환자 몸속에서는 외부 온도에 관계없이 증식한다. 그러다 환자가 기침 재채기를 할 때 비말을 통해 다른 사람을 감염시키며 전파된다. 겨울철에 문고리 방역을 소홀히 하면 바이러스가 최장 7일간 산다. 봄이 되면 좀 더 일찍 죽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다고 세상이 단숨에 안전해지는 건 아니다. 확진환자가 지역사회를 자유롭게 돌아다닐 경우 직접접촉 등에 의한 감염 전파는 계속될 것이다.”

- 코로나19에 대한 사회적 피로감이 커지고 있다. 이 사태가 언제쯤 종식될 것으로 보나.

“지금으로선 모든 게 불투명하다. 분명한 건 단기전이 아니라는 거다. 중국이 상황을 통제해야 우리가 마음을 놓을 수 있을 텐데 지금으로선 그 시기를 짐작하기 어렵다.

나 또한 누구 못잖게 코로나19의 종식을 바란다. 하지만 바람, 기대, 희망만으로 상황이 바뀌지 않는다. 권투 경기를 하다 내가 힘들다고, 또 상대가 기운 빠져 보인다고 가드를 내리면 어떻게 되나. 그러다 카운터펀치를 맞으면 끝이다. 우리는 지금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다. 힘들어도 끝까지 가드를 올려야 한다. 지금은 마음을 놓을 때가 아니라 더욱 철저히 방역하고 개인위생을 관리해야 할 때다. 정부도 국민에게 상황을 제대로 알려야 한다.”

- 최근 마스크 품절 사태가 이어지고 ‘마스크를 굳이 안 써도 된다’는 정보가 퍼지면서 마스크 없이 다니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이는 괜찮나.

“사람이 많지 않은 거리를 다닐 때는 굳이 마스크를 쓸 필요가 없다. 그러나 지하철, 버스 등 제한된 공간에 많은 사람이 있을 때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최근 품절 사태가 이어져 보건용 마스크를 구하기 힘든 걸 안다. 그럴 때는 두꺼운 면 마스크라도 사용할 것을 권한다.

면 마스크 종류가 많다. 두께가 얇은 제품은 비말이 바로 침투해 바이러스 차단 효과가 낮다. 반면 이중삼중으로 제작된 것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실험 결과를 보니 비말이 겉면에 묻어도 안까지 도달하지 못하더라. 그런 제품을 잘 빨아 사용하면 보건마스크 대용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안전성을 완전히 보장할 수는 없겠지만, 아예 쓰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

2월 15일 0시 중국 보건 당국이 발표한 중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6만6492명이다. 이 중 1만1053명이 중증환자로 분류됐다. “아직은 마음 놓을 때가 아니다”라는 김 교수 말이 무겁게 들리는 이유다.

코로나19 Q&A
탁자·문고리에서 바이러스 최장 7일 이상 생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이름 그대로 ‘신종’이다. 베일에 싸인 부분이 많다 보니 오해와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의 사촌격인 다른 감영증 사례에 비춰 대응할 것을 권한다.

- 코로나19 감염 경로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첫째 비말 전파다. 감염자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튀는 침방울에 바이러스가 포함돼 있다. 이것이 다른 사람의 눈, 코, 입 등 점막에 붙으면 그를 감염시킬 수 있다.

둘째는 접촉 전파다. 환자가 손으로 입을 가리고 재채기를 하거나 손가락으로 코를 비비면 바이러스가 묻어나온다. 그 손으로 다른 사람과 악수하면 바이러스가 전해진다. 우리 피부는 단단한 막이다. 바이러스가 침투하지 못한다. 하지만 환자와 접촉해 바이러스가 묻은 손으로 자기 눈, 코, 입 점막을 만지면 바이러스가 옮겨진다.

셋째 간접접촉 전파도 가능하다. 코로나19 환자가 기침, 재채기를 할 때 나오는 비말은 탁자, 문고리, 컴퓨터 자판, 수도꼭지 등에 묻는다. 그것을 만진 사람이 다시 자기 눈 코 입을 만지면 감염될 수 있다. 코로나19를 예방하려면 마스크를 잘 착용하고, 기침 예절을 지키고, 손을 꼼꼼히 씻는 게 매우 중요하다.”

- 탁자, 문고리, 컴퓨터 자판 등 일상 공간에 묻은 바이러스는 얼마나 오래 살아남나.

“온도, 습도, 물건 표면 재질 등에 따라 다른데 최장 일주일 이상도 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온이 섭씨 5도일 때와 20도일 때를 비교하면 전자가 생존 기간이 길다. 습도 면에서는 건조한 환경이 바이러스 생존에 유리하다. 겨울은 건조하고 추워서 바이러스가 살기 좋은 때다. 제품 재질을 보면 섬유보다는 딱딱한 탁자에서 바이러스가 더 오래 살아남는다. 평소 손을 깨끗이 씻어 간접잡촉전파를 예방해야 한다.”

- 구체적 방법을 소개한다면.

“세면대가 보일 때마다 수시로 씻는 게 좋다. 손을 물에 적시고 비누를 골고루 묻힌다. 이후 손등, 손바닥, 손가락, 손톱 등을 구석구석 빠짐없이 문지른 뒤 흐르는 물에 충분히 씻어낸다. 손을 30초가량 꼼꼼히 닦으면 바이러스가 흐르는 물과 비누에 다 씻겨 내려간다.”

- 손세정제를 사용해도 효과가 있나.

“공공장소나 지하철 같은 다중이용기관에서 손을 닦기 어려울 때는 손세정제가 유용하다. 알코올이 60% 이상 함유된 제품이면 괜찮다. 단 손세정제를 쓱쓱 묻히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 손을 씻을 때와 똑같이 손바닥, 손등, 손톱 및 손가락 사이사이에까지 세정제를 묻혀야 한다.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숨어 있기 쉬운 부분에 골고루 세정제를 묻히고 마찰을 일으키면 좋다. 바이러스는 알코올과 열에 약하다.”

- 코로나19 환자 분변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는데 화장실은 안전한가.

“환자 대변에 있는 바이러스에 전염력이 얼마나 있는지는 아직 모른다. 지금은 예방 조치를 철저히 해야 한다. 화장실 사용 뒤 손을 잘 씻는 게 중요하다. 또 화장실 관리자는 변기와 그 주변이 오염되지 않도록 락스 등으로 꼼꼼히 소독해야 한다.”

- 언제까지 이런 주의 태세를 유지해야 하나.

“현재 코로나19는 백신도 치료제도 없는 상태다. 이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승리하는 데는 왕도가 없다. 확진자를 찾아 격리하고, 확진자의 접촉자를 찾아 또 격리하는 지난한 작업이 필요하다. 그 끝에 바이러스 종식이 온다. 사스도 2003년 7월 이런 노력을 통해 소멸시켰다.”

도움말·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이 기사는 신동아 2020년 3월호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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