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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갈등치유 노력 묻어난 부마항쟁 기념사…“타인 목소리도 중요”
뉴시스
업데이트
2019-10-16 15:03
2019년 10월 16일 15시 03분
입력
2019-10-16 15:02
2019년 10월 16일 15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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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다양성과 확장성 강조…"완성 아닌 실천 속 확장"
"부산 박종철, 광주 이한열"…민주항쟁 매개로 영호남 포용
"양보·상생·통합의 민주주의 희망"…진영간 반목 지양 메시지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부마민주항쟁 국가기념식에서 민주주의 다양성과 확장성을 강조한 것은 기존 3대 민주항쟁(4·19혁명, 5·18광주민주화운동, 6·10민주항쟁)에 이어 부마항쟁을 포함시킨 것에 대한 의미 부여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경남 창원시 경남대학교 운동장에서 거행된 부마민주항쟁 기념식 기념사에서 “이제 민주주의 하늘에는 부산의 아들 박종철과 광주의 아들 이한열이 함께 빛나고 우리는 국민의 이름으로 민주주의의 또 다른 역사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를 통해 많은 국민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갖게 됐다. 각자의 목소리를 분출하며 민주주의는 더 다양해지고 자신의 목소리가 중요한 만큼 다른 이들의 목소리도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아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주의는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실천하는 가운데 확장되는 것”이라며 “우리가 오늘 부마민주항쟁을 기념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위한 어제의 노력이 더 발전된 민주주의로 확장되기를 희망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과거 보수 정부에서는 민주항쟁으로써의 정통성을 부인 받아왔던 부마항쟁이 40년 만에 처음 국가기념식으로 승격됐듯, 항쟁의 바탕으로 깔린 민주주의에 대한 개념도 점차 확장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오늘날 지역주의 상징으로 대표되는 부산과 광주 대신 민주항쟁의 발원지 차원에서 함께 거론한 것은 영호남을 함께 아우르겠다는 포용의 메시지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또 “오늘 저는, 언제나 행동으로 민주주의를 살려온 국민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이제 우리의 민주주의가 양보하고 나누며 상생하고 통합하는 더욱 성숙한 민주주의로 발전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퇴 과정에서 진보·보수 진영이 둘로 갈려 서초동과 광화문에서 세 대결 양상으로 전개됐던 집회 양상에 대한 언급으로 볼 수 있다. 당시 전개된 집회 양상을 두고 대의정치 실종과 직접 민주주의 실현이라는 서로 다른 평가가 나왔다.
문 대통령은 당시 집회를 두고 국론 분열이라는 보수 진영의 표현 대신 ‘국민들의 다양한 목소리’로 긍정 평가했다가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7일 수석 비서관 보좌관 회의에서 “국민들이 직접 정치적 의사표시를 하는 것은 대의민주주의를 보완하는 직접 민주주의 행위로서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본다”며 “직접 목소리를 내 주신 국민들께 감사드린다”고 했었다.
하지만 조 장관 사퇴 후엔 “국민들 사이에 많은 갈등을 야기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공식 사과했다.
이날 부마항쟁 기념사에 ‘양보·상생·통합’을 언급하며 민주주의 발전에 대한 희망을 표현한 것은 결과적 책임감과 그로 인한 형식적 사과를 뛰어넘어 민주주의가 나아갈 바람직한 방향성을 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국민들 사이에 조성된 반목과 갈등을 거두고 분열된 사회를 통합시킬 필요가 있다는 인식도 함께 읽힌다.
5·18광주민주화운동 등 앞선 여러 기념사와 달리 조심스러운 표현이 곳곳에 사용된 것에서도 메시지의 선명성보다 반대 진영의 반감을 의식한 것으로 평가된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부마민주항쟁의 진상규명과 피해자들의 명예회복, 보상에 더욱 힘을 쏟을 것”이라며 “국가폭력 가해자들의 책임 소재도 철저히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제와서 문책하자는 것이 아니라 역사의 정의를 바로 세우고자 하는 것”이라고 덧붙인 데에는 반대 진영으로부터 불필요한 비판을 사지 않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과거 8·15광복절 경축사 등에서 ‘친일 청산’ 메시지를 강한 어조로 말했다가 지지층 집결용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부분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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