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G6 대결 된 G7 정상회의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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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우선주의-무역분쟁 놓고 팽팽… 사상 처음 공동선언문 발표 없을듯

“트럼프 대 나머지(G6)의 싸움이다.”

프랑스 휴양도시 비아리츠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24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시작되자 프랑스 르피가로와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이 보인 반응이다. 이번 G7 정상회의에서 국가 간 상생보다는 거칠 것 없이 자국우선주의와 관세보복 등 무역전쟁을 일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 인한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예고한 것이다.

정상회의 첫날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깜짝 오찬’에서부터 좁힐 수 없는 간극이 드러났다. 구글, 아마존 등 미국 주요 정보기술(IT) 기업에 대한 프랑스의 디지털세 부과 결정과 이에 맞선 미국의 프랑스 와인 보복 관세 등이 논의됐기 때문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디지털세 부과 방침이 미국 기업들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무역전쟁, 보복관세 등에 대한 입장 차가 불거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가끔 약간 다투기도 하지만, 우리는 좋은 친구”라며 “나는 프랑스 와인을 좋아한다”고 농담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찰떡궁합’으로 통하는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조차 회의 이틀째인 25일 조찬 회담에서 미국의 각종 수입 규제의 예를 들며 “시장을 개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머지 지도자들도 때로 협력의 목소리를 냈지만 마찰 기류가 이어졌다. 앞서 24일 도날트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와 세금을 정치적 수단으로 사용한다면 전 세계에 정말 위험한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미 인터넷매체 액시오스는 “트럼프는 최고 방해자(the disrupter-in-chief)로, 정상회의에선 ‘분열이 규칙’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창설 후 44년 만에 처음으로 공동선언문이 발표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를 의식한 듯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트위터를 통해 “혐오스러운 가짜뉴스는 ‘미국과 6개국의 관계가 긴박하며 정상회담은 재앙이 될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지만, 우리는 매우 좋은 회의를 하고 있고 지도자들과 매우 잘 지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G7 정상회의가 열린 비아리츠 주변에는 ‘노란 조끼’를 비롯해 반자본주의 단체 등 1000명이 넘는 시위대가 모였고, 경찰과 대치 끝에 68명이 체포됐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트럼프#g7 정상회의#자국우선주의#무역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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