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학회 “대한민국 국격-연구윤리 추락”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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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파문 확산]조국 딸 제1저자 등재 강력비판
“실제 연구기간 - 참여시기 의문… 소속 허위기재, 가이드라인 위배”

대한의학회가 22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54)의 딸 조모 씨(28)의 논문저자 부정 등재 의혹에 대해 “대한민국 연구윤리에 대한 국제적인 신뢰도와 국격의 추락이 심히 걱정된다”고 비판했다. 장성구 대한의학회 회장은 이날 오전 긴급이사회 직후 기자들에게 “국제적으로 망신스러운 일에 대해 의학회는 무얼 하느냐는 회원들의 성토가 많았다”고 전했다.

의학회는 논문 작성 당시 고교생이었던 조 씨의 소속기관을 한영외고가 아닌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로 논문에 표기하고, 조 씨에게 제1저자 자격을 준 것은 “의학논문 윤리 가이드라인을 어긴 것”이라고 의견을 모았다.

의학회는 이사회를 마치고 배포한 입장문에서 “대한의학학술지편집인협의회의 ‘의학논문 출판윤리 가이드라인’과 국제의학학술지편집인위원회의 ‘저자 자격기준’에 따르면 논문 작성 기여도가 가장 높은 사람을 제1저자로 등록해야 한다”며 “연구가 진행된 시기와 조 씨가 연구에 참여한 시기를 고려하면 저자 등록 기준에 합당한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의학회는 “이렇게 된 사유에 대해 단국대 당국, 책임저자, 모든 공동저자가 빠른 시일 내에 사실을 밝혀 더 이상의 논란이 없도록 해줄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고 촉구했다.

의학회는 대학 입시를 위해 고등학생을 논문저자로 등록하는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 “선진국처럼 연구에 참여한 고등학생을 공헌자로 표기하거나 감사의 글에 이름과 참여 내용을 명시하는 방법 등을 권고하겠다”고 밝혔다.

이사회에서는 신속한 진상 조사를 주문하는 목소리도 많이 나왔다. 한 참석자는 “연구노트 등 당시 기록이 없으면 당사자들의 진술이 유일한 증거인데, 공저자들이 말을 맞추거나 주변의 회유, 압박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내 186개 의학회로 구성된 대한의학회가 1966년 출범 이후 출판 윤리 위반을 논의하기 위해 이사회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사들은 논문의 책임저자인 단국대 의대 A 교수의 판단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2005년 ‘황우석 줄기세포 논문 조작 사태’ 이후 논문이 이처럼 문제가 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조국#대한의학회#조국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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