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깜이 동선’ 논란 빚었던 강남구…이례적으로 호텔명 공개 왜?

  • 뉴스1
  • 입력 2020년 4월 26일 07시 07분


코멘트
정순균 강남구청장 코로나19 긴급브리핑 모습.(강남구 제공) © 뉴스1
정순균 강남구청장 코로나19 긴급브리핑 모습.(강남구 제공) © 뉴스1
서울 강남구가 최근 하남시에서 발생한 확진자가 근무한 호텔 상호명을 공개하고 폐쇄조치했다. 그간 ‘제주 모녀’부터 유흥업소 종사자 감염 사례까지 동선 공개에 인색했던 터라 이례적인 대처라는 평가가 나온다.

강남구는 지난 25일 신사동 소재 안다즈서울강남호텔에서 직원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 오는 29일까지 호텔을 폐쇄한다고 밝혔다. 해당 확진자는 경기도 하남시 거주자(하남 7번째 확진자)로 이 직원과 접촉한 호텔 직원 146명에게 자가격리를 지시했다. 구는 일반 투숙객 중에는 접촉자는 파악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강남구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확진자 동선 공개와 관련, 상호명을 특정해 공개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강남구가 홈페이지에 공지하고 있는 감염병환자의 이동경로 등 정보공개 범위에 따르면, 거주지 세부주소 및 직장명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직장에서 불특정 다수에게 전파했을 우려가 있을 시 공개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안다즈서울강남호텔은 구민들 사이에서 평소 학부모들의 모임 장소로 잘 알려져 있는 곳이다. 구는 현재까지 손님 등 외부인에 대한 접촉 이력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나 무증상 감염 사례가 잇따라 보고되고 있어 추가 확진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또 관내 확진자가 아닌 타 지역 확진자라는 점도 정보 공개의 책임 의무를 덜 한 것으로 보인다. 타 지역 확진자의 관내 동선은 해당 구에서 통보된 자료를 기반으로 공개된다.

아울러 과거 ‘깜깜이 정보공개’로 인한 학습효과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높다. 실제 강남구는 지난달 제주 여행을 다녀온 유학생과 그의 어머니에 대한 동선을 일부 누락해 구민들의 불안을 증폭시킨 바 있다. 구의 소극적 대응에 SNS 상에서는 해당 모녀가 중소기업벤처부 전 차관의 가족이라는 낭설이 퍼져 중기부가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이후 이달 초 대형 유흥업소 ‘ㅋㅋ&트렌드’ 종업원이 확진 판정을 받고 집단 감염 우려가 높아졌을 때에도 해당 업소명과 동선이 공개되지 않았다가 구민 불안이 확대되자 뒤늦게 추가로 동선을 공개했다. 해당 업소 상호명도 박원순 서울시장이 직접 브리핑에서 밝힘에 따라 알려졌다.

이외에도 강남구는 상호명, 확진자 거주지 등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타 지자체와 달리 동선정보가 한정적이라는 지적을 받아 왔다. 세부정보 공개에 대해서는 개인 사생활 보호 때문이라는 게 공식적인 배경이었다.

특히 지난달부터 유학생 등 해외 입국자들로부터 감염 사례가 확산되는 상황에서도 동선 공개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이에 구민들은 온라인 커뮤니티나 강남구청 SNS를 중심으로 상호명이나 거주지를 추측하기도 했다.

서울 강남구 거주하는 A씨(37)는 “이번에 상호명을 공개하는 걸 보고 ‘웬일로 이러나’ 싶었다”며 “접촉자가 100명이 넘는 만큼 구민들이 더 이상 불안해하지 않도록 앞으로도 투명하게 행정에 임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강남구는 인구밀도가 상대적으로 높고, 경제활동인구와 유동인구가 많은 탓에 확진자가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가장 많다”며 “하지만 아직 (호텔 확진 사례 관련) 자체 지역 발생자는 한 명도 없는 만큼 앞으로도 주민들의 건강안전을 지키고 코로나19 지역확산 차단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