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없던 치료제 ‘개봉박두’… GC녹십자, ‘헌터라제ICV’ 日 허가 신청

  • 동아경제
  • 입력 2020년 4월 1일 13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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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녹십자, 지난해 헌터라제ICV 클리니젠에 기술수출
신개념 헌터증후군 치료제… 중증환자 위한 새 치료 옵션
머리에 디바이스 삽입해 약물을 뇌실에 직접 투여
희귀질환 미충족 수요 해소 기대

GC녹십자는 지난해 4월 헌터라제ICV를 일본 제약업체 클리니젠에 기술수출했다.
GC녹십자는 지난해 4월 헌터라제ICV를 일본 제약업체 클리니젠에 기술수출했다.
지금까지 개발된 적 없는 치료제가 첫 허가를 앞두고 있다. GC녹십자가 일본 업체에 기술수출한 헌터증후군 치료제가 세계 최초로 허가 절차에 돌입했다.

GC녹십자는 지난달 31일 파트너사인 ‘클리니젠(Clinigen)’이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에 뇌실 투여 방식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ICV((intracerebroventricular)’의 품목허가를 신청했다고 1일 밝혔다. 이 치료제는 이번 허가 신청에 앞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바 있다. 클리니젠은 일본의 특수의약품 상업화 전문제약사다. 헌터라제ICV는 작년 4월 GC녹십자가 클리니젠에 기술수출했다.

헌터라제ICV는 머리에 디바이스를 삽입해 약물을 뇌실에 직접 투여하는 치료법이다. 기존 정맥주사 제형은 약물이 뇌혈관장벽(BBB, Blood Brain Barrier)을 투과하지 못해 지적발달장애 등 중추신경손상을 개선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뇌실 투여 방식 헌터라제는 헌터증후군의 ‘미충족 수요’에 대한 치료 옵션을 확보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고 GC녹십자는 설명했다. 치료가 어려운 중추신경손상을 보이는 중증 헌터증후군 환자는 전체 환자의 7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헌터라제ICV가 상용화되면 경증 환자에 비해 점진적으로 인지능력을 상실하고 기대수명도 매우 짧은 것으로 알려진 중증 환자 치료 환경에 큰 변화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오투야마 토라유키 일본 국립성육의료연구센터 교수가 주도한 임상 연구결과에 따르면 중추신경손상을 일으키는 물질 ‘헤파란황산(HS, Heparan sulfate)’이 크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임상 평가 지표인 ‘발달 연령’도 개선되거나 안정화되는 효능을 확인했다.

특히 헌터라제ICV가 허가 신청에 앞서 지난달 17일 일본 후생노동성으로부터 희귀의약품에 지정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일본의 경우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희귀의약품 지정 요건에 별도로 ‘개발 가능성’이 포함된다. 신약에 대한 잠재성과 조기 허가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요소라는 분석이다.

허은철 GC녹십자 사장은 “클리니젠과 파트너십을 통해 헌터라제가 환자 삶의 개선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며 “희귀질환 치료에 있어 미충족 수요를 해소하기 위한 혁신을 지속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헌터증후군은 ‘IDS(Iduronate-2-sulfatase)’ 효소 결핍으로 골격 이상과 지능 저하 등이 발생하는 선천성 희귀질환이다. 일반적으로 남자 어린이 10만~15만 명 중 1명 비율로 발생한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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