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스마트 기기에 AI 적용” 올해 연구 인력 1000명 늘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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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기업을 향한 약속 - 삼성전자
하버드-프린스턴대서 AI 전문가 영입
국내외 인공지능 관련 기업 공격적 인수
2030년까지 반도체에 133조 원 투자 계획


“오늘의 삼성은 과거에는 불가능해 보였던 미래였다.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기술로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9월 서울 서초구 삼성리서치를 찾아 이같이 말했다.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과 5세대(5G) 이동통신 등 미래 선행 기술 개발에 힘썼지만 안주하지 않고 강도 높은 혁신을 이어가자는 취지다.



AI 등 미래 기술에 속도


삼성전자는 2017년 11월 삼성리서치를 공식 출범시킨 뒤 산하에 AI센터를 신설해 4차 산업혁명의 기반 기술인 AI 관련 선행 연구 기능을 강화했다. 이후 한국을 포함해 미국, 영국, 캐나다, 러시아 등 5개국에 총 7개의 AI연구센터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AI연구센터에는 이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미국 프린스턴대의 서배스천 승 교수와 코넬테크 대니얼 리 교수 등을 영입했다. 승 교수는 삼성리서치에서 삼성전자의 AI 전략 수립과 선행 연구 자문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리 교수는 차세대 기계학습 알고리즘과 로보틱스 관련 연구를 담당한다.

또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구 역량 강화를 위해 미국 하버드대 위구연 교수를 ‘삼성전자 펠로(Fellow)’로 영입했다. 펠로는 삼성전자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전문가에게 부여하는 연구 분야의 최고직을 말한다. 위 교수는 삼성리서치에서 인공신경망 기반 차세대 프로세서 관련 연구를 맡고 있다. 삼성전자의 영국 AI연구센터는 마이크로소프트 출신의 앤드루 블레이크 박사와 감정인식 연구로 유명한 마야 팬틱 임피리얼칼리지런던 교수를 영입했다.

특히 AI 연구 인력을 대규모로 확충할 계획이다. 올해 말까지 국내 600명, 해외 400명 등 총 1000명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것이다. 외부 투자도 늘린다. 삼성전자는 2016년 11월 미국 AI 플랫폼 개발 기업인 ‘비브랩스’를 인수했다. 비브랩스의 인공지능 플랫폼에선 외부 서비스 제공자도 자유롭게 참여해 각자 자연어 기반의 AI 인터페이스에 연결할 수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비브랩스 인수 후 음성인식 기술을 심화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비브랩스가 가진 개방형 플랫폼과 음성인식 기술을 잘 접목하면 강력한 AI 서비스가 완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017년 11월 대화형 AI 서비스 스타트업 ‘플런티’를 인수했다. 삼성전자가 인수한 첫 한국 스타트업이다. 플런티는 기계학습, 자연어 처리 등 대화형 AI 기술을 보유한 곳이다. 삼성전자는 플런티 인수를 통해 자체 AI 플랫폼 ‘빅스비’의 성능을 개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모든 스마트 기기에 자체 AI 기술을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7년 발표한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 S8’과 ‘갤럭시 노트8’에 처음으로 자체 AI 플랫폼 빅스비를 적용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TV, 세탁기, 에어컨 등 각종 가전제품에도 음성인식 기능을 넣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의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 ‘CES 2020’에서 지난해 공개했던 ‘삼성봇’ 플랫폼을 확대해 사용자 개인 맞춤형 로봇인 ‘볼리’를 선보였다. 김현석 삼성전자 사장은 CES 현장에서 볼리를 소개하며 “인간 중심의 혁신을 추구하겠다는 우리의 로봇 연구 방향을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볼리는 스마트폰, TV 등 삼성전자의 주요 스마트 기기와 연동해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실내에서 보안 업무를 수행하거나 건강관리 도우미 역할도 할 수 있다.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기능을 확장하는 게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전장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2016년 11월 미국 ‘하만’을 인수했다. 공동 연구개발에 나선 삼성전자와 하만은 2018년 CES에서 자동차의 운전 정보를 IT를 통해 간결하게 제공하는 방식의 ‘디지털 콕핏’ 제품을 선보였다. 이후 지난해와 올해 CES에서도 각각 성능을 개선한 디지털 콕핏을 전시하기도 했다.



반도체는 초격차 이어간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 연구개발과 생산시설 확충에 133조 원을 투자하고 전문 인력 1만5000명을 채용한다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혔다. 우선 2030년까지 국내 연구개발 분야에 73조 원, 최첨단 생산시설 구축에 60조 원을 각각 투자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메모리반도체뿐만 아니라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도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공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메모리반도체 업계에선 최초로 D램에 극자외선(EUV) 공정을 적용하고 양산 준비를 마쳤다. 빛으로 웨이퍼에 회로를 그리는 EUV는 기존 불화아르곤(ArF) 기술보다 세밀한 반도체 회로를 구현할 수 있고 수익성도 더 높다. 시스템반도체에 도입한 EUV 공정을 D램에도 적용하면서 미세 공정의 한계를 뛰어넘게 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늘어나는 차세대 고급형 D램 수요에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올해 하반기(7∼12월)부터 EUV 공정을 갖춘 경기 평택시의 신규 생산 라인을 가동한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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