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부동산 개발업자, 2011년 방북 ‘불법 통치자금’ 관리 제안”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월 19일 19시 58분


코멘트
영국의 유명 부동산 개발업자이자 보수당 후원자인 데이비드 롤랜드가 2010년대 초반 북한을 방문해 통치자금을 관리해주겠다는 제안을 했다고 영국 데일리메일이 18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롤랜드는 2011년 5월 북한을 방문했고, 북한의 외교 당국자들과 회동했다. 홍콩의 대북사업가 조니 혼이 롤랜드가 북한을 방문할 수 있도록 중개 역할을 해줬다고 한다. 이런 사실은 최근 롤랜드의 아들이 롤랜드와 혼이 주고받은 편지의 내용을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서신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롤랜드의 통치자금 관리 제안에 큰 관심을 가졌으며 그가 북한을 방문했을 때 융숭한 대접을 했다. 롤랜드 일행들만 참석한 가운데 특별 연주회가 열렸고, 북한 고위 지도부만 이용할 수 있는 전용고속도로를 이용하는 특권도 누렸다.

롤랜드와 북한 당국은 최고지도층과 국영기업의 자산을 해외 비밀 은행시설에 관리하는 방안, 롤랜드를 비롯한 영국 기업들이 북한의 금광과 철광에 투자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하지만 북한 당국과 롤랜드의 의견 차이로 통치자금 관리 문제는 실현되지 못했고 롤랜드는 이후 북한을 방문하지 않았다.

롤랜드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처럼 대형 부동산 개발로 유명하며 영국 보수당에 최근 10여 년 동안 600만 파운드(약 90억 원)의 정치자금을 후원해왔다. 그는 영국 앤드류 왕자를 비롯한 일부 왕족들과도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