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미아 종료 임박 고심 큰 文대통령…극적 해결 가능할까

  • 뉴시스
  • 입력 2019년 11월 15일 21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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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에스퍼 국방 만나 "日과 군사정보 공유 어려워"
美 "지소미아 종료 철회" vs 韓 "日 태도 변화 필요" 입장차
文대통령·에스퍼, 대화 통한 문제 해결 필요성에는 공감
文대통령 "한미일 안보 협력 중요" 에스퍼 "日에 노력 요청"
靑 "남은 일주일 동안 대화 노력 할 것…日 태도 변화 기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 일주일을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의 고심은 커지고 있다. 일본은 수출 규제에 대한 태도 변화 없이 버티고 있지만 미국은 우리 정부에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철회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과 미국은 15일 국방 당국간 접촉을 통해 지소미아에 대한 서로의 입장을 교환하고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미국은 일본에도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요구하겠다고 밝혀 지소미아 종료 일주일을 남기고 극적인 상황 반전이 일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을 접견한 자리에서 안보 상 신뢰할 수 없다는 이유로 수출 규제 조치를 취한 일본과 군사 정보를 공유하기 어렵다는 우리의 기본 입장을 전달했다. 에스퍼 장관도 미국 측 입장을 설명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한미일 간 안보 협력도 중요하다”며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언급했다. 에스퍼 장관도 “이 사안이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일본에도 노력해줄 것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8월 22일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응해 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했다. 우리가 종료 결정을 철회하지 않으면 협정은 11월 22일 자정(23일 0시) 종료된다.

미국은 지소미아가 종료될 경우 한미일 안보 공조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며 우리측에 종료 결정 철회 또는 유예를 요구하고 있다.

에스퍼 장관은 이날 정경두 국방장관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는“지소미아는 전시 상황에서 한·미·일 간에 효과적으로 또 적시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중요하다”며 “지소미아가 갱신이 안 되고 만기가 되도록 그냥 방치를 하게 된다면 효과가 약화되는 면이 있기 때문에 양측간에 이견들을 좁힐 수 있도록 (정경두 장관에게) 촉구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지소미아의 만기나 한일 관계의 계속된 갈등, 경색으로부터 득을 보는 곳은 중국과 북한”이라며 “이런 공통의 위협이나 도전 과제에 같이 대응할 수 있도록 다시 우리의 관계를 정상궤도로 올리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하지만 우리 측은 일본이 수출 규제 조치에 대한 태도 변화가 없다면 종료 결정을 철회할 수 없다는 입장이 명확하다.

정 장관은 “일본이 ‘안보상황의 문제로 신뢰할 수 없다’라고 하면서 수출규제, 그리고 화이트리스트 배제조치를 했기 때문에 그 이후에 우리 정부에서도 많은 심사숙고 끝에 이 결정을 내렸다”며 “이러한 노력들이 서로 같이 진행돼야 된다”고 말해 일본의 선제적인 조치 없이는 지소미아가 종료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문 대통령과 에스퍼 장관은 이날 면담에서 양국의 기본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마지막까지 일본 측과 대화해 지소미아가 종료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데 공감을 이룬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오늘 두 분의 말씀에서는 이 문제가 해소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기류가 더 강했다”며 “아직 시일이 며칠 더 남아 있기 때문에 그렇다. 지소미아가 완전히 종료 결정된 것처럼 보는 것은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본이 일주일 사이에 수출 규제에 대한 태도 변화를 보일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일본 측은 역으로 강제징용 배상 판결 등 과거사 문제에 대한 우리 측의 입장 변화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과 일본은 15일 오전 일본 도쿄 외무성 청사에서 외교당국간 국장급 협의를 2시간20분동안 진행했지만 서로의 입장만 확인하는 선에서 회의를 끝냈다. 일본 측은 회의 후 지소미아와 관련해선 한국 정부의 현명한 대응을 촉구했고, 우리 측도 기존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7~18일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 회의’(ADMM-Plus)’와 22~23일 일본 나고야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 등 양국 국방·외교장관 간 회동 기회가 남아 있지만 극적인 상황 반전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가 정부가 지소미아 종료 일주일을 남기고 어떻게 이 문제를 풀어갈지 주목된다. 청와대는 미국이 일본을 설득해 태도 변화를 이끌어주기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청와대 관계자는 “아직 시일이 남아있으니 당연히 우리 정부도 이 상황이 나아질 수 있기를 당연히 바란다”며 “일본의 변화된 입장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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