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황교안에 “김재원 징계해야…통합추진단장에 원유철은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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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1월 12일 11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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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사망 막말 논란' 김재원 의원 윤리위 회부 요구
"총선 국면 될수록 품격 없는 발언 속출될 우려 커"
원유철, 4년 전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 사퇴 연관

박준호 기자 =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이 당 내 보수통합추진단장에 원유철 의원을 내정한 황교안 당대표에게 인사를 재고해줄 것을 요청한 사실이 12일 확인됐다.

권 의원은 지난 11일 황 대표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대표님, 자꾸 월권적인 발언을 드리게 되어 송구합니다”라며 통합추진단장에 내정된 원 의원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권 의원은 원 의원 내정을 반대한 이유로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을 이끌고 있는 유승민 의원과의 신뢰 관계를 우려하며 소통 문제를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유 의원이 자유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에서 2015년 2월 원내대표로 당선됐을 당시 정책위의장이 원유철 의원으로 두 사람은 러닝메이트로 호흡을 맞췄다.

다만 유 의원이 당시 박근혜 대통령과 불협화음을 일으키며 관계가 틀어지자, 당 내에서 원내대표 사퇴론이 불거졌다.

이에 원 의원은 2015년 7월 최고위원들과 비공개로 긴급회동을 갖고 결의안 형태로 원내대표 사퇴를 유도하자는 의견을 내 관철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새누리당의 미래와 박근혜 정권의 성공을 위한 원내대표 사퇴 권고 결의안’ 채택을 위한 의원총회를 소집했고, 비박계 의원들의 반대로 결의안 의결은 무산됐지만 유 의원이 자진해서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유 의원이 원내대표에서 물러난 후 신임 원내대표는 원 의원이 맡았다. 당시 원 의원은 청와대나 친박계와 거리를 두지 않은 상태였고, 유 의원의 러닝메이트로 활동한 이력이 있었기 때문에 비박계에서 비토할 명분이 적었다.

결국 친박계와 비박계 양측에서 신임을 받은 원 의원이 유 의원의 뒤를 이어 원내대표직을 맡았다. 정치권에서는 이 때부터 원 의원과 유 의원간 관계가 멀어진 게 아니냐는 관측이 많다.

원 의원은 2015년 1월 원내대표 경선 당시 유승민·이주영 후보로부터 동시에 정책위의장 제안을 받을 만큼 당 내에서 대표적인 정책통 중 한 명으로 불린다. 평소 ‘무골호인’으로 통할 만큼 겸손하고 온화한 성품과 합리적인 기질로 알려져 있다.

특히 계파에 상관없이 폭넓은 리더십으로 타협과 협상을 중시해 여당이던 시기에도 대야 협상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황 대표가 선거 구도는 물론 총선 전체 판세까지 좌우할 수 있는 민감한 보수대통합 문제를 원 의원에게 맡긴 것도 중량감 있는 의원들 중 능력과 협상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권 의원이 ‘월권’으로 비유하면서까지 상당한 부담을 안고 황 대표에게 쓴소리를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중대 현안인 보수통합을 둘러싼 당 내 온도차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박찬주 예비역 육군 대장 인재 영입에 실패한 황 대표의 입지가 다시 한 번 흔들리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권 의원은 또 황 대표에게 소위 ‘막말’ 의원에 대한 강력한 징계도 요청한 사실이 확인됐다.

권 의원은 황 대표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총선 국면이 될수록 품격 없는 발언이 속출될 우려가 큽니다”라며 “김재원 의원의 이해찬 2년내 사망 발언이 그 예입니다”라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이제 이에 대해 단호하게 대응해서 재발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면서 “윤리위 회부가 필요하다고 사료된다”고 제안했다.

김 의원은 총 513조원 규모의 내년도 ‘초슈퍼’ 예산안을 심사하는 국회 예결위원장과 예산소위원장을 겸직하고 있지만, 지난 9일 대구에서 열린 당 행사에서 ‘이해찬이 2년 안에 죽는다’는 한 택시기사의 말을 그대로 전해 막말 논란이 일었다.

이 떄문에 여당에서 김 의원의 사과를 요구하면서 예산 심사는 한때 파행을 빚기도 했다. 김 의원은 앞서 지난 8월에도 추경심사를 하던 중 술을 마신 채 국회로 복귀해 음주 예산 심사 비판을 받은 바 있다.

한편 권 의원은 여야 3당간 회의체인 ‘3+3(각 당 원내대표+의원 1명씩)’ 회동에서 당을 대표해 공수처법 협상을 맡고 있다. 나경원 원내대표의 임기가 12월에 만료되는 만큼 총선까지 임기가 연장되지 않을 경우 차기 원내대표 후보군으로 유력하게 거론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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