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쫓겨났던 볼턴, 탄핵 영웅 될까?…美 민주당의 ‘은근한 기대’

  • 뉴스1
  • 입력 2019년 10월 28일 15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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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끌어내릴 ‘탄핵 영웅’이 될 수 있을까? 탄핵조사를 주도하는 민주당은 기대하는 기색이 역력하지만 전문가들은 고개를 갸웃거리는 모양새다.

민주당 지도부는 볼턴 전 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대해 속 시원히 증언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달 10일 북한과 이란 등 주요 외교 현안을 둘러싸고 트럼프 대통령과 이견을 빚으며 경질됐던 볼턴 전 보좌관은 언론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정책을 계속 비판하며 공개적으로 대립각을 세워왔기 때문에 증언할 ‘적격자’란 추측이다.

탄핵조사를 이끄는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민주·캘리포니아)은 볼턴 전 보좌관이 “매우 중요한 증인”이라며 “그는 풍부한 정보를 갖고 있고 우리는 그가 청문회장에서 증언해주길 바란다”고 27일(현지시간) 말했다.

시프 위원장은 ABC ‘디스위크’ 인터뷰에서 “백악관이 전·현직 직원들의 증언을 막으면서 절차를 방해하고 있다”며 “그들이 볼턴을 끌어들여 우리와 싸울 것 같다”고 말했다. 시프 위원장은 볼턴의 증언을 막으려는 시도는 탄핵조사 공개 절차를 지연시킬 뿐이라고 덧붙였다.

찰스 쿠퍼맨 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이사회(NSC) 부보좌관은 지난 25일 법원에 탄핵조사에 증언하라는 소환장에 응해야 할지 여부를 판단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의도적으로 탄핵조사를 지연시키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앞서 피오니 힐 전 백악관 NSC 러시아담당 고문은 하원 비공개 증언에서 볼턴 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루돌프 줄리아니를 ‘모두를 날려버릴 수류탄’이라고 말했었다고 밝혔다. 힐 전 고문에 따르면 볼턴 전 보좌관은 줄리아니 변호사와 다른 사람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해 ‘나쁜 외교정책’을 펴고 있다며 이 사실을 백악관 변호사들에게 경고하라고 힐 전 고문에게 지시하기도 했다.

이는 볼턴 전 보좌관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수사를 요구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정부를 압박하는 데 동의하지 않았다는 것을 시사한다. 또 트럼프 대통령에게 경질된터라 좋지 않은 감정을 갖고 있다면 그에게 불리한 증언을 많이 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하지만 볼턴 전 보좌관이 이 탄핵조사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협조할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적잖이 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외교 정책 특권이 대통령에게 있고, 의회가 그것을 방해하고 있다고 믿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존 갠스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국제정치연구소 페리월드하우스 소장은 폴리티코 기고문에서 “볼턴 전 보좌관은 딕 체니 전 부통령처럼 (의회에 대한) 대통령직 권한 강화를 위해 노력했다”며 “볼턴 전 보좌관이 오랫동안 대통령 권력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있었던 것도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일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갠스 소장은 “비록 봍턴 전 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 있더라고, 미국에는 강력한 사령관이 필요하다는 믿음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봍턴 전 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대해 말한다면 그것은 분노보다는 슬픔에 잠겨서 마지못해 가능한 한 소극적인 방식으로 하게 될 것”이라고 봤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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