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진짜 미러클 두산! 연이틀 끝내기, 2승 이상의 의미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10월 23일 22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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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포스트시즌’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 2차전이 열렸다. 9회말 1사 2루 두산 박건우가 끝내기 안타를 친 후 팀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포스트시즌’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 2차전이 열렸다. 9회말 1사 2루 두산 박건우가 끝내기 안타를 친 후 팀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미러클’이라는 단어가 이만큼 어울리는 팀이 있을까.

두산 베어스가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한국시리즈(KS) 2차전에서 6-5로 승리했다. 전날(22일) 1차전에 이어 2연속경기 끝내기 승리. 포스트시즌(PS) 내내 위용을 떨치던 키움의 불펜을 무너뜨렸다는 점에서 더욱 큰 의미가 있던 승리였다. 홈에서 2승을 챙긴 두산은 하루 휴식 후 고척스카이돔으로 향한다. 발걸음은 어느 때보다 가볍다.

Q=두산 이영하(22)와 키움 이승호(20), 20대 초반의 영건이 선발 맞대결을 펼쳤는데?

A=한국야구의 미래가 KS에서 격돌했다. 미소를 지은 건 이승호였다. 키움은 PS에서 토종 에이스의 활약에 목마른 팀이다. 토종 선발의 PS 퀄리티스타트(QS·선발투수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투구)는 역대 단 2차례에 불과했다. 이승호는 2015년 두산과 준플레이오프 4차전 양훈(6.1이닝 3자책)에 이어 4년만의 QS에 도전했다. 비록 아웃카운트 두 개가 부족해 실패했지만 노련한 투구로 시리즈 균형을 맞추는 데 성공했다. 반면 이영하는 2회까지 10타자를 상대하는 동안 초구 스트라이크를 5차례 밖에 꽂아 넣지 못했다. 속구의 제구가 흔들리자 포수 박세혁은 슬라이더의 비중을 대폭 늘렸다. 하지만 슬라이더 위주의 투구도 타선이 한 바퀴 돌자 쉽게 공략 당했다. 데뷔 첫 PS 선발등판은 아쉬움이 짙게 남았다.

Q=도무지 뚫을 수 없을 것처럼 보이던 키움 불펜이 마침내 무너졌다.

A=6회 조상우, 8회 이영준이 위기에서 4번 김재환~5번 오재일에게 연속 삼진을 뽑아낼 때까지만 해도 흐름이 키움 쪽으로 흐르는 듯했다. 1차전 끝내기 패배의 아픔 극복이 반드시 필요했던 키움 불펜이었다. 5-3으로 앞선 9회, 전날 끝내기를 허용한 오주원을 올린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오주원은 2연속안타로 무사 2·3루 위기에 몰렸다. 뒤이어 등판한 한현희도 안타에 희생플라이로 동점을 허용한 데 이어 박건우에게 끝내기 안타까지 맞았다. 그 과정에서 어이없는 폭투가 이어지며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기싸움에서 완전히 밀린 셈이다. 2차전 8회까지 올 PS 9경기 44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1.02로 압도적이었던 키움으로서는 ‘믿을 구석’이 사라졌다는 심리적 허탈감까지 극복해야 한다.

Q=두산에게 홈에서 거둔 2승은 어떤 의미일까?

A=지난해까지 역대 36회 KS에서 1, 2차전을 모두 잡은 팀은 16차례 중 무려 14번 우승까지 경험했다. 89%의 통계가 두산에 미소를 짓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숫자 이상의 의미가 있다. 키움의 강점이던 불펜을 무너뜨렸다는 것이 첫 번째 수확이다. 여기에 1차전 선발 조쉬 린드블럼(5이닝)과 2차전 선발 이영하(5.1이닝)가 모두 6이닝 소화에 실패했음에도 뒷심에서 앞섰다. 기세가 완전히 올랐다. 키움으로서는 송성문의 막말 응원 논란으로 어수선한 분위기에 끝내기 패배까지 겹쳤다. 여러 모로 잃은 게 많은 2경기였다.

잠실|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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