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사이 자진사퇴만 벌써 2명…4기 방통위에 무슨 일이?

  • 뉴스1
  • 입력 2019년 10월 22일 14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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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성 전 방송통신위원장(오른쪽) 재직시절 고삼석 상임위원이 이 전 위원장에게 귓속말을 하는 모습. 고 상임위원은 이 위원장이 사의를 밝힌지 3개월만에 같은 뜻을 드러냈다. /뉴스1 © News1
이효성 전 방송통신위원장(오른쪽) 재직시절 고삼석 상임위원이 이 전 위원장에게 귓속말을 하는 모습. 고 상임위원은 이 위원장이 사의를 밝힌지 3개월만에 같은 뜻을 드러냈다. /뉴스1 © News1
“박수칠 때 떠나라, 제 역할은 여기까지입니다.”

이효성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갑작스러운 사의를 표명한지 정확히 3개월 만에 고삼석 상임위원도 임기를 남겨두고 자리에서 물러난다. 지난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하면서 진용을 새롭게 갖춘 4기 방통위가 임기 3년을 채우지 못하고 중도 이탈자가 잇따르면서 배경에 이목이 집중된다. 특히 이효성 전 위원장의 사퇴에 현 정부의 ‘가짜뉴스’(허위조작정보) 대응 관련한 청와대의 압력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고 위원의 사의 표명에 관심이 더하다.

고삼석 상임위원은 지난 2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통위에 대한 종합국정감사가 끝난 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게재하고 사의를 표명했다.

방송통신 업계에서는 고 상임위원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는 소문이 무성했지만 임기 5개월여를 앞두고 국감 직후에 사의를 밝힌 것에는 갑작스럽다는 반응이다.

배경을 두고 여러 추측이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이효성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가짜뉴스 대응을 두고 청와대와 ‘엇박자’를 내면서 돌연 사퇴한 만큼, 고 위원도 외압이 작용했느냐에 관심이 모아진다.

실제로 이효성 전 방통위원장은 가짜뉴스 대응을 두고 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운 것이 사실상 ‘경질’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알려져있다. 이 위원장은 진보성향의 학자 출신으로 평소 소신이 강한 인물. 현 정부가 가짜뉴스와의 전쟁을 선포하자 이 위원장은 가짜뉴스의 악영향을 인정하면서도 법으로 강제하기보다는 자율규제가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고 상임위원은 가짜뉴스 문제로 직접적으로 대립각을 세운 것은 아니지만 후임으로 거론되는 김창룡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당신이 진짜로 믿었던 가짜뉴스’의 저자라는 점에서 가짜뉴스 논란이 또 다시 거론되는 모양새다.
이효성 전 위원장과 가짜뉴스 문제로 갈등을 빚은 이낙연 총리는 최근 자비로 이 책을 사서 방통위와 문화체육관광부 공무원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고삼석 위원의 사퇴에도 가짜뉴스 문제로 인한 외압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오비이락’의 해석이 나오는 실정이다.

자의든 타의든 4기 방통위 상임위원 중 2명이 사의를 밝히면서 방통위의 ‘정권 눈치보기’가 심해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방통위는 대통령과 여야 정치권 추천으로 위원회가 구성되는 만큼 공정성과 중립성이 생명이다. 그렇기에 3년 임기도 보장받는다.

현재 방통위 상임위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한 위원장을 비롯해 정부 추천 고 위원, 국민의당 추천 표철수 위원, 자유한국당 추천 김석진 부위원장, 여당 추천 허욱 위원으로 구성돼 있다.

여야 비율 3:2이며 임기는 한 위원장과 허 위원, 표 위원이 내년 7월31일, 김 부위원장이 같은해 3월26일, 고 위원이 같은해 4월5일까지다. 이 가운데 한 위원장과 허 위원, 표 위원은 연임이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소신껏 일하라는 의미로 임기가 보장된 상임위원직이지만 정부 추천 인사 2명이 잇따라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보이는 만큼 소신껏 일할 수 있는 분위기인지는 의문”이라며 “김 교수가 임명된다면 여전히 공무원 출신 상임위원이 한 명도 없어 방통위 조직 내부에서도 아쉬운 목소리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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