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고용개선’ 외칠 때 청년은 쪼개기 알바로 내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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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0월 20일 09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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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층 고용지표가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있지만 일자리의 질은 더욱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 취업자들이 숙박음식점업 등 서비스업 아르바이트로 유입되면서 주당 평균 취업 시간이 40시간 미만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청년 고용률 상승에도 불구하고 일자리의 안정성, 소득 면에서 고용 상황은 악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20일 통계청의 ‘2019년 9월 고용동향’ 마이크로데이터를 <뉴스1>이 분석한 결과 지난달 기준 청년층(15~29세) 주당 평균 취업 시간은 38.31시간으로 전년 동월(39.18시간) 대비 0.87시간 감소했다. 마이크로데이터는 표본이 작아 구체적인 수치에는 오차가 있을 수 있지만 일관된 경향을 보이는 경우 지표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최근 5년간 9월 기준 청년층 주당 평균 취업 시간을 보면 2015년 41.36시간이던 취업 시간은 2016년 40.89시간으로 줄었다가 2017년부터는 40시간 밑으로 떨어졌다.

이 같은 추세는 지난해부터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2017년까지만 해도 월별 청년층 주당 평균 취업 시간은 대체로 40시간을 웃돌았지만 지난해 6월 36.95시간으로 급감한 뒤 16개월째 40시간 미만의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그만큼 청년 취업자들의 주당 근로시간이 짧아졌다는 의미다.

청년층 근로시간이 짧아진 원인으로는 시간제 일자리가 많은 숙박음식점업으로의 취업자 유입이 꼽힌다. 최근 청년층 취업자 증가분의 상당 부분이 숙박음식점업 종사자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지난달도 청년층 취업자가 전년 동월 대비 4만1000명 증가했는데 숙박음식점업 취업자 비중이 컸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청년층, 특히 20대의 취업자 증가분 대부분이 숙박·음식점업으로 유입됐고 교육서비스업이나 예술·스포츠 및 여가관련서비스업 취업자도 많았다”고 말했다.

마이크로데이터를 통해 숙박음식점업의 청년층 취업자 규모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해당 업종의 청년 취업자는 약 63만명으로 나타났다. 전체 청년 취업자(395만명)의 약 16% 수준이다.

9월 기준 숙박음식점업의 청년 취업자 규모는 2015년 약 53만8000명이었다가 2016년과 2017년 각각 약 58만1000명, 59만2000명으로 늘었다. 지난해는 외국인 관광객 감소로 업황이 안 좋아지면서 취업자가 약 55만3000명으로 줄었지만 올해는 60만명을 넘어섰다.

숙박음식점업의 청년 취업자가 늘고 있지만 관련 업종 일자리는 시간제 비중이 커지면서 주당 근로시간이 짧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기준 숙박음식점업 취업자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44.74시간으로 전년 동월(46.39시간) 대비 1.65시간 줄었다. 4년 전인 2015년(48.53시간)과 비교하면 3.79시간 짧아졌다.

당연히 숙박음식점업에 취직한 청년층 근로자의 근로 시간도 줄었다. 지난달 청년층 숙박음식점업 근로자의 주당 평균 근로 시간은 33.26시간에 불과했다. 지난해 9월(34.38시간)보다 1.12시간 줄었다.

청년층 고용률이 16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고 지난달에는 43.7%를 기록하며 동월 기준 14년 만에 가장 높았지만 결과적으로 개선된 지표에는 아르바이트 취업자 증가가 영향을 미친 셈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청년층이 고용시장에서 완전히 퇴출당하지는 않았지만 노동시간이 줄어드는 형식으로 고용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며 “현재 노동시장에서 단위 일자리당 근무하는 시간이 줄어들고 있는 상태고 근로자들은 소득이 늘지 않는 상황에 직면해있다. 그 중 피해가 가장 큰 것이 청년층”이라고 지적했다.

(세종=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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