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마행렬·사냥·무용 담긴 1500년 전 ‘신라행렬도’ 최초 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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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0월 16일 09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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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세기 신라 귀족 무덤으로 알려진 경주 쪽샘 44호 적석목곽묘(돌무지덧널무덤)에서 신라 행렬도가 새겨진 토기와 말 문양이 새겨진 토기, 제사와 관련된 유물 등 110여점이 발견됐다.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소장 이종훈)는 2014년부터 진행 중인 경북 경주시 황오동 쪽샘 44호 고분 발굴조사에서 이같은 유물들을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행렬도가 새겨진 토기는 44호 호석(무덤 외부 보호 위해 아랫부분 둘러막은 돌) 북쪽에서 파손된 상태로 출토됐다.

전체 높이 약 40cm의 긴목항아리(장경호)로 추정되며, 그릇 곳곳(경부, 견부, 동체부)에 다양한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문양은 크게 4단으로 구성되었는데 1단과 2단, 4단에는 기하학적인 문양이 반복돼 있고 3단에는 다양한 인물(기마·무용·수렵)과 동물(사슴·멧돼지·말·개)이 연속으로 표현됐다.

그림을 세부적으로 보면 말 탄 인물과 말들이 행렬하는 장면, 기마행렬을 따라가는 인물들이 무용하는 장면, 활 든 인물들이 동물들을 사냥하는 장면과 말 탄 주인공이 개(추정)와 함께 행렬하는 장면 등이 묘사돼 있다.

문양의 전체 구성으로 볼 때 행렬도를 묘사한 것으로 추정되며 출토 정황상 제사용 토기로 제작돼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행렬이라는 큰 주제를 바탕으로 기마·무용·수렵을 묘사한 복합 문양은 현재까지 신라 회화에서 처음 확인된 사례다.

복식과 인물묘사, 동물묘사 등 내용 구성이 풍부하고 회화성이 우수해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또한 행렬도를 구성하고 있는 여러 표현들이 고구려 고분벽화의 내용 구성과 유사해 신라·고구려 대외관계 연구에도 적극 활용될 전망이다.

이와 별도로 말 문양은 발형기대(그릇 받침대)의 다리 부분으로 추정되는 토기 조각 2점에서 확인됐다.

말이 새겨진 문양은 총 2개체로 말 갈기, 발굽, 관절뿐만 아니라 갑옷을 입은 모습까지 비교적 상세하게 묘사됐다. 현재까지 발견된 토기에 새겨진 말 문양 중 회화 표현이 가장 우수한 사례로 보고 있다.

이외에도 44호 호석 주변에서 대호(大壺)를 포함한 다양한 기종의 제사 유물이 110여점 출토됐다.

9점의 대호는 호석을 따라 일정 간격으로 배치됐고 내부와 외부에서 굽다리접시(고배), 뚜껑 접시(개배), 토제악기(토제훈), 토제방울(토령) 등 소형 토기들이 확인됐다.

조사 결과 시차를 두고 몇 회에 걸쳐 설치된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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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쪽샘 44호 적석목곽묘(돌무지덧널무덤)에서 발견된 행렬도 문양 추정 토기 복원 전개도.(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제공)© 뉴스1

경주 쪽샘 44호 적석목곽묘(돌무지덧널무덤)에서 발견된 행렬도 문양 추정 토기 복원 전개도.(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제공)© 뉴스1

경주 쪽샘 44호 적석목곽묘(돌무지덧널무덤)에서 발견된 말 문양 추정 토기 복원실측도.(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제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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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쪽샘 44호 적석목곽묘(돌무지덧널무덤)에서 발견된 ‘44호 제사 대호 내외부에서 나온 각종 유물’.(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제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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