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계에 지명직 최고위원마저…입지 줄어드는 손학규

  • 뉴스1
  • 입력 2019년 10월 8일 15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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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지난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54차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10.7/뉴스1 © News1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지난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54차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10.7/뉴스1 © News1
바른미래당의 내홍이 장기화되고 있다. 손학규 대표는 당권파 인사들을 중심으로 버티고 있지만, 이들마저 손 대표를 떠나는 모습을 보이면서 손 대표 입지는 점점 더 좁혀지고 있다.

손 대표 퇴진을 둘러싼 당내 갈등은 지난 4·3 재·보궐선거 직후 시작돼 벌써 5개월이 넘도록 진행 중이다.

패스트트랙 정국·원내대표 교체·혁신위원회 등을 통해 갈등은 여러 차례 폭발했지만, 당 대표를 사퇴시킬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여전히 내홍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것이다.

이에 유승민-안철수계 의원들로 이뤄진 퇴진파 의원들은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을 꾸려 한지붕 두가족을 꾸렸다. 손 대표를 완전히 배제시킨 채 당을 이끌겠다는 취지다.

특히 정치 전면에 나서서 활동을 자제하던 유승민 의원이 변혁의 대표를 맡으면서 여론의 관심은 손학규 지도부보다 변혁에 관심이 모였다.

손 대표의 최고위원회의와 변혁 회의는 거의 비슷한 시간에 국회 사무실 하나를 사이에 두고 열렸으나, 취재진은 변혁에 더 몰렸다. 한때 당권파 인사들은 변혁 회의에만 자리하는 취재진을 보고 눈을 흘기기도 했다.

당 안팎에서는 변혁 활동이 사실상 당을 떠날 준비로 평가돼 여론전에 한몫했다고 보고 있다. 향후 야권 정계개편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후 안철수 전 대표의 합류 여부도 변혁의 여론전 강세에 힘을 보탰다.

손 대표는 ‘확대간부회의’ 등을 통해 맞공세를 펼쳤지만, 이렇다 할 효과는 보지 못했다.

변혁 활동 강세에 손 대표의 입지는 갈수록 줄어드는 모습이다.

당권파로 분류되던 호남계 인사들도 손 대표 체제로는 총선을 치를 수 없다는 데에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

당내 일각에서는 호남계가 손 대표에게 ‘비상대책위원회’를 제안했지만, 손 대표가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호남계와 손 대표 사이에서도 간극이 벌어진 것이다.

지명직 최고위원들도 손 대표와 거리를 뒀다. 호남계인 주승용 최고위원은 일찌감치 주요 표결에만 참석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문병호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2019.7.24/뉴스1 © News1
문병호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2019.7.24/뉴스1 © News1
당권파 측의 목소리를 내오던 문병호 최고위원도 지난 7일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를 통해 “분당이 현실화된 상황에서 저의 선택은 일단 안철수·유승민 두분의 힘을 합친 조합”이라고 밝혔다. 문 최고위원은 이후 최고위에 참석을 않고 있다.

당권파 측 인사들은 손 대표에게 유 대표를 직접 만나서라도 내홍을 해결하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손 대표는 이렇다 할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변혁 측의 한 관계자는 8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문 최고위원도 돌아섰다. 손 대표랑 같이하던 과거 국민의당 출신 지역위원장들도 다 흔들리고 있다. 의원은 3명밖에 없다”며 “점점 더 손 대표는 고립무원이 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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