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의 내홍이 장기화되고 있다. 손학규 대표는 당권파 인사들을 중심으로 버티고 있지만, 이들마저 손 대표를 떠나는 모습을 보이면서 손 대표 입지는 점점 더 좁혀지고 있다.
손 대표 퇴진을 둘러싼 당내 갈등은 지난 4·3 재·보궐선거 직후 시작돼 벌써 5개월이 넘도록 진행 중이다.
패스트트랙 정국·원내대표 교체·혁신위원회 등을 통해 갈등은 여러 차례 폭발했지만, 당 대표를 사퇴시킬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여전히 내홍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것이다.
이에 유승민-안철수계 의원들로 이뤄진 퇴진파 의원들은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을 꾸려 한지붕 두가족을 꾸렸다. 손 대표를 완전히 배제시킨 채 당을 이끌겠다는 취지다.
특히 정치 전면에 나서서 활동을 자제하던 유승민 의원이 변혁의 대표를 맡으면서 여론의 관심은 손학규 지도부보다 변혁에 관심이 모였다.
손 대표의 최고위원회의와 변혁 회의는 거의 비슷한 시간에 국회 사무실 하나를 사이에 두고 열렸으나, 취재진은 변혁에 더 몰렸다. 한때 당권파 인사들은 변혁 회의에만 자리하는 취재진을 보고 눈을 흘기기도 했다.
당 안팎에서는 변혁 활동이 사실상 당을 떠날 준비로 평가돼 여론전에 한몫했다고 보고 있다. 향후 야권 정계개편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후 안철수 전 대표의 합류 여부도 변혁의 여론전 강세에 힘을 보탰다.
손 대표는 ‘확대간부회의’ 등을 통해 맞공세를 펼쳤지만, 이렇다 할 효과는 보지 못했다.
변혁 활동 강세에 손 대표의 입지는 갈수록 줄어드는 모습이다.
당권파로 분류되던 호남계 인사들도 손 대표 체제로는 총선을 치를 수 없다는 데에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
당내 일각에서는 호남계가 손 대표에게 ‘비상대책위원회’를 제안했지만, 손 대표가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호남계와 손 대표 사이에서도 간극이 벌어진 것이다.
지명직 최고위원들도 손 대표와 거리를 뒀다. 호남계인 주승용 최고위원은 일찌감치 주요 표결에만 참석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당권파 측의 목소리를 내오던 문병호 최고위원도 지난 7일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를 통해 “분당이 현실화된 상황에서 저의 선택은 일단 안철수·유승민 두분의 힘을 합친 조합”이라고 밝혔다. 문 최고위원은 이후 최고위에 참석을 않고 있다.
당권파 측 인사들은 손 대표에게 유 대표를 직접 만나서라도 내홍을 해결하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손 대표는 이렇다 할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변혁 측의 한 관계자는 8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문 최고위원도 돌아섰다. 손 대표랑 같이하던 과거 국민의당 출신 지역위원장들도 다 흔들리고 있다. 의원은 3명밖에 없다”며 “점점 더 손 대표는 고립무원이 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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