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존슨 총리, 런던 시장 재직시절 모델 출신 기업가에 특혜 제공 의혹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23일 22시 29분


코멘트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55)가 런던 시장 재직(2008~2016년) 시절 미국 배우 겸 모델 출신 기업인 제니퍼 아큐리(34)에게 공적자금 지원 및 무역사절단 참가 등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고 선데이타임스가 22일 보도했다.

아큐리가 운영하는 사이버 보안업체 ‘이노텍’은 2013~2014년 존슨 시장과의 친분 덕에 공공기금 12만6000파운드(약 1억8000만 원)를 지원받았다. 명목은 영국 내 외국 기업에 대한 지원 성격이지만 이노텍의 어떤 부분이 자금 지원을 가능케 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아큐리의 또 다른 회사 해커하우스도 사이버 기술 육성 명목으로 올해 10만 파운드의 지원금을 수령했다.

이노텍은 자격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는데도 존슨 시장의 해외 무역사절단에 세 차례 합류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 중 두 번은 합류가 최종 거부됐는데, 존슨의 입김으로 동행할 수 있었다고 선데이타임스는 전했다. 존슨 시장은 당시 이노텍이 주최한 행사에 연사로도 여러 번 참석했다.

둘의 관계도 의혹을 더한다. 당시 존슨 시장은 런던 동쪽 쇼디치에 있는 아큐리의 집도 자주 찾았다. 아큐리의 아파트 주인은 “존슨 시장이 정기적으로 방문했다. 당시 20대 후반이던 아큐리가 그를 ‘가장 친한 친구 중 하나’라고 표현했다”고 말했다.

이런 지원에도 아큐리의 사업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노텍은 지난해 약 100만 파운드의 적자를 기록했고, 아큐리 역시 미국으로 돌아갔다. 영국 정부는 현재 해커하우스에 대한 보조금 10만 파운드 지급과 관련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논란에 이은 총리의 부적절한 처신에 야당인 노동당은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존 트리켓 노동당 하원의원은 성명을 통해 “나라를 이끄는 사람의 진실성에 관한 문제”라며 “대중은 그가 왜 친구의 이익을 위해 공공기금을 사용했는지 알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총리 관저는 논평을 거부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