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야 잘가!”…스위스서도 ‘빙하 장례식’ 열렸다

  • 뉴스1
  • 입력 2019년 9월 23일 14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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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에서 수백명의 사람들이 기후변화 여파로 사라져가는 빙하의 장례식을 치렀다. CNN·BBC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간) 지역 주민과 등산가, 환경 운동가 약 250명은 스위스 북동부 글라루스 알프스산맥에서 열린 피졸(Pizol) 빙하 장례식에 참석했다.

참석한 많은 사람들은 검은색 옷을 차려입고 해발고도 2700m 지점까지 올라 남은 빙하의 ‘잔해’를 추모했다. 사제와 과학자들의 추도사가 있었고 침통한 표정을 한 참가객들은 애도의 화환을 놓았다.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ETH) 소속 빙하 전문가 마티아스 후스는 피졸 빙하의 부피가 지난 2006년 이후 80~90%가량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빙하가 녹는 속도는 지구 온도 상승으로 더욱 가속됐다.

그는 이제 이 빙하는 축구장(8250㎡) 4개 면적에도 못미치는 고작 2만6000㎡만 남았으며, 스위스 빙하 감시 네트워크에서 제외되는 최초의 빙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후스는 “피졸 빙하는 사라졌다. 조금의 눈은 남겠지만 빙하는 더 이상 없다. 남은 것을 보면서 우리는 더 이상 이걸 과학적인 용어로 빙하라고 부르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례식을 주최한 기후보호스위스연합(SACP)의 알레산드라 데게아코미는 ‘피졸은 스위스 전역에 있는 많은 빙하들을 대표한다’면서 “만약 피졸이 사라진다면 이건 경고 신호다. 이건 우리가 우리의 행동을 바꾸지 않으면 벌어질 일들”이라고 강조했다.

스위스 빙하 장례식은 아이슬란드 오크예퀴들(Okjokull)‘ 빙하를 추모하는 장례식이 열린 지 약 한 달 만에 거행됐다. 오크예퀴들 빙하는 약 700년 동안 오크 화산 분화구 정상을 뒤덮고 있던 대형 빙하였지만,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현재는 녹아버린 상태다. 2014년 더는 빙하라 부를 수 없다는 판정을 받으며 아이슬란드에서 최초로 빙하의 지위를 잃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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