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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기후변화는 되돌릴 수 있다, 지금 당장 ‘행동’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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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기후변화는 되돌릴 수 있다, 지금 당장 ‘행동’한다면

전승훈 문화전문기자 입력 2019-09-21 03:00수정 2019-09-2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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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 드로다운/폴 호컨 지음·이현수 옮김/644쪽·3만6000원·글항아리사이언스
기후변화의 위기를 극복하려면 과학적 데이터와 검증된 시나리오로 세운 행동 계획이 필요하다. 사진은 영국 노퍽 연안의 셰링엄숄 해상에 세워진 풍력발전 단지, 자율주행차와 함께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는 전기자동차, 도시 열섬 효과를 완화할 수 있도록 만든 스위스 바젤의 칸토날 병원 옥상의 정원, 일론 머스크가 추진하고 있는 신개념 운송수단인 하이퍼 루프 시스템(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글항아리사이언스 제공
영화제작자인 심재명 명필름 대표와 식사를 한 적이 있다. 심 대표는 음식물을 감쌌던 종이와 비닐, 플라스틱 용기 등을 수돗가에서 수세미로 닦은 다음 재활용품 수집함에 넣었다. 그는 “음식물이 묻으면 재활용을 할 수 없다는 보도를 본 뒤 이런 실천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이 책에 따르면 이 같은 ‘가정폐기물 재활용’ 노력만으로도 연간 2.77기가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소시킬 수 있다.

이 책을 쓰고 엮은 세계적 환경운동가이자 기업가인 호컨은 2001년부터 기후환경 분야 전문가들을 만날 때마다 “지구온난화를 막고 이를 되돌리기 위해 뭘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러나 돌아온 대답은 늘 같았다. “그런 목록은 존재하지 않는다”였다. 그로부터 10여 년이 흐른 뒤. 기후변화를 야단스럽게 경고하는 기사들이 쏟아지고, ‘게임은 끝났다’는 패배적 인식이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갈 무렵. 저자는 ‘드로다운(drawdown)’ 프로젝트를 기획하기로 결심한다.

드로다운은 기후 용어로 온실가스가 최고조에 이른 뒤 매년 감소하기 시작하는 시점을 말한다. 호컨은 각국의 과학자들, 공공 정책 전문가들에게 호소문을 보내 70명의 연구진으로 구성한 ‘프로젝트 드로다운’을 결성했다. 이들은 에너지, 식량, 여성 문제, 건축, 도시계획, 토지이용, 교통체계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포괄적인 기후변화에 대한 행동대책 100가지를 집대성했다. 이들은 2050년까지 달성 가능한 온실가스 배출 저감 효과, 잠재적 비용까지 산출했다.


일례로 음식물 쓰레기를 최소화함으로써 우리는 2050년까지 70.53기가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피할 수 있다. 채식 위주의 식단은 66.11기가톤의 배출을 줄인다. 여학생 교육과 가족계획은 기후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극적인 효과를 발휘해 각각 59.60기가톤을 절감한다. 1기가톤이란 40만 개에 이르는 올림픽 규격 수영장에 물을 채우는 양과 같은 규모. 2016년 한 해 동안 세계가 배출한 이산화탄소의 총량은 36기가톤으로, 1440만 개의 수영장을 가득 채울 양이다. 건물 옥상 녹화하기, 승차공유, 전기자전거, 미생물 농업 등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이들 솔루션이 제시하는 감축량은 이를 훨씬 뛰어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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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탄소배출량의 약 2.4∼4.6%가 해양 생물체에 의해 포집되고 격리된다. ‘푸른 탄소’ 습지 생태계가 퇴화되거나 파괴될 때 단순히 탄소 흡수 과정이 멈추는 것이라고 생각해선 안 된다. 연안습지는 오랫동안 격리된 대량의 탄소를 내뿜는 무시무시한 방출원이 되는 것이다. 연안습지를 보호함으로써 15기가톤의 탄소를 보유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공기 중에 방출된다면 약 53기가톤 이상의 이산화탄소에 상당하는 양이다.”

기후변화는 그동안 과학적 논쟁, 종교적 미신, 정치적 올바름 논란으로 치부돼 왔다. 아니면 재난영화나 호러물처럼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공포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이 책은 무력감을 딛고 치밀한 계획과 행동, 실천만이 기후변화를 되돌릴 수 있다는 사실을 역설한다.

전승훈 문화전문기자 raphy@donga.com
#플랜 드로다운#폴 호컨#지구온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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