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숙객 3명 사망’ 전주 여인숙 화재, 60대 방화 용의자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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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8월 23일 16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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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A 씨, 방화전과 있어

A 씨 “불을 지르지 않았다”고 혐의 부인, 묵비권 행사

19일 오전 4시경 전북 전주시 서노송동의 한 여인숙에서 발생한 불로 3명이 숨진 가운데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굴착기를 이용해 잔불 정리와 인명 수색을 하고 있다. 전주=뉴스1
19일 오전 4시경 전북 전주시 서노송동의 한 여인숙에서 발생한 불로 3명이 숨진 가운데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굴착기를 이용해 잔불 정리와 인명 수색을 하고 있다. 전주=뉴스1
투숙객 3명이 숨진 전북 전주시 여인숙 화재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방화 용의점을 발견, 60대 남성을 용의자로 특정해 긴급체포했다. 이 남성은 방화전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완산경찰서는 지난 19일 오전 전주시 완산구 서노송동 한 여인숙에 불을 질러 투숙객 등 3명을 숨지게 한 혐의(현주건조물 방화치사)로 A 씨(62)를 검거했다고 23일 밝혔다.

사건 당일 오전 4시께 해당 여인숙에서 발생한 화재로 관리인 김모 씨(83·여)와 장기 투숙객 태모 씨(76), 신원미상 여성 등 3명이 숨졌다. 숨진 이들은 여인숙 내 3개 객실에서 각각 따로 발견됐다. 김 씨와 태 씨는 폐지와 고철을 주워 생계를 이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불은 건물 76m²를 모두 태운 뒤 2시간 만에 진화됐다. 1972년 사용 승인을 받은 이 건물은 ‘목조-슬래브’ 구조돼 있어 화재 과정에서 건물 일부가 무너지기도 했다.

경찰은 사건 당일 여인숙 주변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한 결과 화재 직전 여인숙 앞 좁은 골목을 자전거를 타고 지나던 A 씨를 유력 용의자로 지목하고 검거에 나섰다. A 씨는 전날 오전 10시 30분께 전주시 덕진구 송천동의 한 PC방 앞 도로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에 따르면 여인숙 앞 골목은 자전거로 1분 이내에 지날 수 있을 정도로 비교적 짧았지만, A 씨는 이곳에 수 분가량 머물렀다. 또 A 씨가 골목을 빠져나간 뒤 약 5분 뒤 여인숙에 불길이 치솟은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불을 지르지 않았다”고 혐의를 부인하며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탐문 과정에서 불길이 두 군데에서 치솟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방화에 혐의점을 두고 수사를 진행했다”면서 “A 씨는 불을 지르고 난 이후에도 현장을 다시 찾는 등 의심쩍은 부분이 많았다. A 씨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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