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직 고위관리들 “한국, 한미일 공조 사실상 탈퇴”

  • 뉴시스
  • 입력 2019년 8월 23일 15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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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 "북한·중국에 큰 선물줘"
로즈 전 차관보 "한반도 급변시 일본협력 어렵게 할 것"

한국 정부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과 관련 미국 전직 관리들이 이번 결정은 정보 교류의 기능적 측면 뿐만 아니라 한·미·일 3각 안보 체제를 훼손시키는 것이라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에번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부차관보는 22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과 인터뷰에서 “미국의 역내 안보 전략은 3국 간 정보와 안보 협력에 기초하고 있다”며 “한국 정부의 이번 결정은 3각 공조 체제에서 사실상 탈퇴를 선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리비어는 그러면서 “한국 정부가 미국의 권고를 무시하고 지소미아 종료를 발표한 데 대해 워싱턴의 고위 당국자들이 매우 부정적으로 받아들일 것”이라며 “북한과 중국에 큰 선물을 줬다고 의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시기적으로 협정 종료 직전 한·일 외교장관이 중국의 중재로 베이징에서 회담을 연 사실도 미국 정부의 의심과 분노를 증폭시키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프랭크 로즈 전 국무부 군축담당 차관보는 “매우 중대한 실수였다”며 “한반도 급변 사태시 한반도 방어를 위해 일본의 협력이 필수적인데 이번 결정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로즈 전 차관보는 “미국은 한반도 유사시 한국의 방위를 위해 일본을 주요 집결지로 활용하게 될 것”이라며 “이번 결정으로 미국이 병력과 군사력을 원활히 사용하는 것을 어렵게 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미첼 리스 전 국무부 정책기획실장은 한국 정부의 이번 결정은 한국의 국가이익과 국민 보다는 국내정치를 우선시한 결과라고 진단했다.

리스는 “이번 결정은 한국 국민과 한일관계의 국가적 이슈를 대처하는데 있어서 극적인 국내 정치의 승리로 비춰진다”며 “청와대는 이같은 방식(대일 강경 대응)으로 행동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인기를 얻을 것이라는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미국의 전현직 관리들은 한국의 안보를 매우 심각하게 저해하는 조치로 여기게 될 것”이라며 “이번 결정이 장기적으로 한·미 동맹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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