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여성 첫 노벨문학상 토니 모리슨 별세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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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제 비극 다룬 ‘빌러비드’ 등 남겨… 美 인종-성차별 유려한 문체로 고발

흑인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미국 작가 토니 모리슨(사진)이 5일(현지 시간) 별세했다. 향년 88세.

CNN 등 외신에 따르면 6일 모리슨의 가족은 그가 폐렴 합병증으로 전날 밤 미국 뉴욕에서 숨졌다고 밝혔다. 가족들은 “그의 죽음이 엄청난 상실이지만 우리는 그가 길고 훌륭한 삶을 살았다는 것에 감사한다”고 했다. 장례 일정은 밝히지 않았다.

1992년 ‘빌러비드(Beloved)’로 퓰리처상, 1993년 ‘재즈(Jazz)’ 등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그는 미 현대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꼽힌다. 흑인 여성이란 정체성을 바탕으로 미국의 인종차별 및 성차별을 시적 언어와 유려한 문체로 고발했다. 대표작 ‘빌러비드’는 남북전쟁을 배경으로 비인간적 노예제도의 실상을 파헤쳤다. 한 흑인 여성이 딸이 노예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딸을 살해하는 비극을 담았다. 영화로도 만들어졌고 유명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가 주연을 맡아 큰 화제를 모았다. 유명 평론가 스탠리 크라우치는 이 작품을 “검은 얼굴을 한 대학살(홀로코스트) 소설”이라고 평했다.

모리슨은 1931년 미 중부 오하이오주 로레인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인근 철강공장에서 투잡을 하며 똑똑한 딸의 공부를 뒷바라지했다. 하워드대와 코넬대에서 각각 영문학 학·석사 학위를 땄고 워싱턴에서 교사로 일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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