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진실 세계 전파’ 빌링스 선교사 별세

  • 뉴시스
  • 입력 2019년 8월 1일 16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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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마지막 수배자 윤한봉 도피도 도와
20여년간 한국 복지·여성·인권운동 헌신

5·18민주화운동을 가장 먼저 미국에 알리고 인권 운동에 헌신해온 페기 빌링스(Peggy Billings·사진) 선교사가 별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일 5·18기념재단에 따르면, 빌링스 선교사가 지난달 19일(미국 현지시간) 향년 90세로 뉴욕에서 별세했다.

빌링스 선교사는 1953년 1월 한국에 와 태화사회복지관 6대 관장을 역임했다.

야학을 열고 여성 직업소개소를 운영하는 등 20여 년간 한국의 사회복지·여성·인권 운동에 앞장섰다.

빌링스 선교사는 1980년 5월27일 계엄군의 옛 전남도청 진압 작전과 광주시민들의 희생 소식을 듣고 통곡했다.

이틀 뒤인 5월29일 뉴욕 맨하탄 리버사이드 교회에서 광주 희생자 추모 예배를 열었다.

‘이 예배는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 5·18항쟁의 진상을 알리는 첫 보고회였다. 이후 신군부 세력의 국가폭력을 규탄하는 국제사회의 연대가 이어졌다’고 5·18기념재단은 설명했다.

그가 이끌던 미국 인권단체 북미한국인권연맹(1975년 설립)은 5·18항쟁과 관련한 미국 정부의 책임을 묻고 한국의 인권 상황 개선을 요구하는 활동을 꾸준히 펼쳤다.

빌링스 선교사는 1981년 5·18 마지막 수배자였던 고(故) 윤한봉 선생의 미국 도피 생활도 도왔다.

윤 선생은 5·18 핵심 주동 인물로 몰려 내란음모죄로 전국 지명 수배를 받자 1981년 4월 화물선 레오파드호에 숨어 미국으로 밀항했다.

윤 선생은 미국에서 민족학교와 재미한국청년연합 등을 결성해 대한민국 민주화운동을 지원하다 1993년 수배 해제로 귀국했다.

빌링스 선교사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희호 여사와도 자주 교류하며 한국 민주화운동과 통일에 대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5·18기념재단은 “빌링스 선교사와 많은 활동가들의 헌신 덕택에 광주와 국제사회가 연대할 수 있었다.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광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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