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사고 구조 뒤 떠난 태국 노동자 “입원 동료 먼저 챙겨달라”

  • 뉴스1
  • 입력 2019년 7월 24일 1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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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전 7시33분쯤 강원 삼척시 가곡면 풍곡리의 한 도로를 달리던 그레이스 차량이 가드레일을 받고 전복돼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2019.7.22/뉴스1
22일 오전 7시33분쯤 강원 삼척시 가곡면 풍곡리의 한 도로를 달리던 그레이스 차량이 가드레일을 받고 전복돼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2019.7.22/뉴스1
지난 22일 강원 삼척시 가곡면 풍곡리의 한 고갯길에서 발생한 승합차 전복사고에서 부상자들을 구출한 뒤 사라졌던 3명의 태국국적 노동자들이 현재 태백중앙병원과 삼척의료원에 입원 중인 동료들을 먼저 도와달라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24일 충남 홍성군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 따르면 사고 현장에서 모습을 감춘 태국국적 노동자 중 한 명은 최근 센터와의 통화에서 “입원한 동료들부터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사고 당시 현장을 이탈한 3명을 제외한 나머지 태국국적 노동자 4명은 삼척 인근으로 이송됐다. 그 중 한 명은 경상자로 퇴원을 했지만, 나머지 3명은 아직 태백중앙병원과 삼척의료원에 나뉘어 입원한 상태다. 다만 이들도 치료는 받고 있지만 심리적으로는 상당히 불안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대가 도착하기 전 이탈한 3명의 태국국적 노동자들은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남성 두 명은 비교적 경미한 상처를 입었지만, 여성의 경우 얼굴 쪽과 쇄골부분에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져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들 중 두 명은 부부 사이인 것으로 파악됐다.

김인숙 홍성군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은 “현재 이분들에게 무료치료가 가능하고 피해가 없을 것이라고 설득하고 있지만 계속 만나고 싶지 않다고 하는 상황”이라며 “상당히 겁을 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경찰은 이들이 사고 현장에서 이탈한 이유가 불법체류자 신분을 감추기 위해서인 것으로 파악하고 불법체류자 통보의무 면제제도를 신청한 상황이지만, 이들은 아직 자세한 상황을 모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홍성군청에서 열린 삼척 사고 관련 관계기관 긴급지원대책회의에 참석한 고욱환 홍성경찰서 피해자보호팀장도 “이분들은 통보면제 대상이라 (불법체류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도 안 쓰셔도 된다고 전해달라”며 “병원부터 입원해서 치료를 받고 경찰서에서는 직접 가서 목격자 진술만 받기로 협의된 상태”라고 말했다.

유요옐 홍성이주민센터 센터장은 “지난 3~4월에 외국인 불법 체류자에 대한 대대적인 검거가 있었다”며 “그런 분위기 속에서 이들이 숨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홍성이주민센터도 현재 이들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연락을 취하고 있는 중이다.

홍성 군청과 홍성 다문화지원센터, 홍성 경찰서는 현재 이들이 우선적으로 안정된 상황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협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사고 승합차 그레이스가 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고 홍성의료원도 긴급지원이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어, 의료비 지원도 받을 수 있다.

(홍성=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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