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버스·열차 사지 말라”…美의회, 대중교통에 中 ‘철벽방어’

  • 뉴스1
  • 입력 2019년 7월 24일 11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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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회가 연방정부 예산을 중국 버스나 열차를 구매하는데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미 대중교통 시스템에 중국 자본이 접근할 수 있는 길을 사실상 차단한 것. 미중 간 무역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를 풀기 위한 협상을 앞두고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하원이 지난 12일 의결한 국방수권법안(NDAA)에 중국 정부가 소유하거나 통제, 보조하는 기업이 만든 열차를 연방정부 예산으로 구매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항이 포함됐다.

할리 루다(민주·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은 “우리 대중교통 시스템에 침투해 파괴할 수 있는 것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고 자국 철도와 버스 산업의 생존을 보장하는 것은 국가적 이해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WSJ는 이 법안이 최근 미국 열차 시장에서 두드러진 성장을 보이는 중국 최대 차량제조업체 중궈중처(中國中車·CRRC)를 겨냥한 것이라고 전했다.

CRRC의 미국 자회사들은 2014~2016년 사이 보스턴과 시카고, 로스앤젤레스(LA), 필라델피아에 싼 가격을 제시하면서 일련의 열차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5월 워싱턴D.C.에서도 CRRC 시카고 사업부가 지하철 열차공급계약에 입찰서를 제출했다.

CRRC는 미국 시장 수요를 맞추기 위해 시카고와 매사추세츠주 스프링필드 등에 공장도 세웠다. 리디아 리버라 CRRC 매사추세츠 주지사 대변인은 “이건 지독한 상황”이라며 “이 조항이 법이 됐다는 건 미국인들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는 의미”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법안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대중교통과 같은 전략산업은 자국기업 보호와 국가안보를 위해서라도 해외 자본을 배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미 상원에서도 전기버스 산업과 관련, 비슷한 내용의 법안이 통과됐다. 이 법안은 연방정부가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比亞迪·BYD)의 전기버스를 더 이상 구매하지 못하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BYD는 최근 탄소배출 문제로 성장하기 시작한 미국 전기버스 시장에서 사업을 폭발적으로 확장시켰다. 미국 14개주에 전기버스 340여대를 공급하면서 BYD는 캘리포니아 랭커스터시에 공장을 세웠다.

프랭크 지라르도 BYD 대변인은 해당 상원 법안이 근거없다고 주장하며 “우리 버스에는 스파이웨어가 전혀 없다”며 “중국 정부에서 우리에게 그렇게 하라고 지시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밝혔다.

렉스 패리스 랭커스터 시장도 800명을 고용하고 있는 BYD를 지지하며 “랭커스터에 생긴 가장 좋은 일은 바로 BYD”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미 의회는 이 두 법안을 합치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비공개 회의를 열 계획이다. 목적은 지방정부 공공사업 지출의 약 3분의 1을 쓸어담고 있는 중국을 미국 시장에서 내쫓는 것이다.

BYD와 CRRC이 연방정부 예산을 받지 못하게 하는 데 찬성한 존 코닌(텍사스·공화) 상원의원은 “랭커스터와 같은 도시에서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은 안타깝지만 의원들은 이런 국가안보와 경제에 대한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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